[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은이 엔데믹에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더딘 시장 회복 속도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다. 수익성 악화에 임원 연봉 삭감 등 선제적인 조치에 나선 것이다.
25일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김주남 대표이사는 이날 사내 게시판을 통해 "코로나 이후 힘든 시간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견뎌왔지만, 고물가와 고환율, 외부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으로 성장은 멈췄고, 수익성은 악화됐다"며 "선제적인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통해 당면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반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회사를 이끄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선제적 비상 경영체제 전환을 위해 고강도 사업부 구조개선을 통해 경영 효율을 제고하고, 상품 원가와 경쟁 비용을 통합 관리해 수익구조 안정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또 조직 슬림화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전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는 등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전사적 인력 구조조정 및 성과 향상 교육 등으로 생산성도 극대화하기로 했다.
김 대표는 "롯데면세점이 지난 45년간 구축해 온 시장 선두 기업으로서의 위기 극복 능력과 저력을 믿는다"며 "변화된 시장에서 발 빠르게 경영 체질을 혁신하고 미래를 준비한다면, 100년 기업으로서 우리의 위상은 높아지고 자부심은 더욱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비상 경영체제 선포의 첫 단추로 지난 19일 잠실 월드타워점 타워동 매장 면적 축소를 결정했다.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 효율화 차원이다.
코로나19 이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렸던 면세점은 다른 업계와 달리 엔데믹에도 기대만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면세점 전체 매출은 13조7586억원으로 2019년 24조8586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쳤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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