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몇 층에 어떤 방'까지 특정... 과학기술로 실종자 찾는다[잃어버린 가족찾기]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5 18:20

수정 2024.06.25 20:10

警, 3차원 위치 측정 기술 실증
수평 탐색 정확도 네 배 이상↑
서울서 해당 기술로 66건 해결
울산에선 인상착의만 입력하면
스마트 CCTV가 인물 자동탐색
실종가족을 찾는 데 나날이 새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최근 경찰청은 실종자 휴대폰의 위치와 와이파이 위치와 강도 등을 분석해 건물 안에 있을 경우 어느 층에 있는지 특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을 검토 중이다. 몽타주 기술은 수십년 세월이 흘렀을 경우 얼굴의 변화를 예측해 그려주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실종아동의 얼굴 사진밖에 없을 경우 이를 기반으로 수십년 세월을 적용, 나이 든 몽타주가 완성된다.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3차원(3D) 몽타주로 구현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느 층, 어떤 방'까지 알아내

2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긴급구조용 3차원 복합 위치 측정 기술' 실증하고 있다. 이 기술은 통신 3사 기지국 정보와 실종자 휴대폰의 기압 센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다중신호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위치를 수직 3m 범위로 특정할 수 있다. 수평 위치 범위도 기존 200m에서 50m로 네 배 이상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실종자 최종 위치가 A건물 주변이라고 하면, 이 건물 근처에 경찰이 도착한 뒤로는 휴대용 와이파이 송신기로 피해자 휴대폰 내 비밀수신기 전원을 켜서 위치를 특정한다. 송신기와 수신기가 가까워질수록 신호 강도가 증폭되는 점을 이용한다. 경찰이 출동한 뒤엔 와이파이로 피해자가 건물의 어떤 방에 있는지까지 정밀 탐색이 가능해졌다.

그동안 실종자의 수직 위치(건물 층수)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경찰은 이 기술을 통해 그동안 전국 경찰서 7곳에 도입해 실제로 66건의 인명구조에 성공했다. 올해 안에 서울 관내 31개 경찰서 전체로 실증을 확대할 예정이다.

실종가족을 찾기 위해 CCTV를 기반으로 AI 등을 활용한 검색기술도 이용되고 있다. 울산 북구 CCTV 통합관제센터의 경우 전국 최초로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지리정보시스템(GIS) 스마트 검색서비스를 시험운영 중이다.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GIS 스마트 검색서비스는 GIS PC화면에서 검색장소, 시간과 같은 범위를 설정한 후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이동수단 등의 조건을 지정하면 범위 내 조건에 맞는 인물이 자동검색돼 즉각적 대응이 가능하다.

■아동 얼굴로 '나이 든 몽타주' 생성

장기 실종가족 찾기에도 새로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지난 5월 제18회 실종아동의 날 기념식에는 홍유진 호서대 전자공학과 교수가 장기실종아동의 현재 모습 예측기술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홍 교수가 개발한 기술은 '3D 몽타주 얼굴 생성 기술 및 나이변환 연구' 및 '실종아동 등 신원확인을 위한 복합인지기술개발사업'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달라지는 얼굴 모습을 예측한다. 홍 교수는 장기실종아동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는 기술 등을 연구해 새로운 나이 변환기술 개발의 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홍 교수는 "장기실종아동이 조속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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