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 재벌 모에헤네시 루이뷔통(LVMH)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베르나르 아르노(75)가 프랑스 보석기업 까르띠에 모기업인 스위스 명품 재벌 리시몽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노가 리치몬트를 LVMH와 합병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현지시간) 소식통 2명을 인용해 아르노 회장이 개인적으로 리시몽 지분 일부를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LVMH가 직접 지분을 인수한 것도 아니고, 아르노가 취득한 지분도 공시 요건에 미달할 정도로 비중이 작지만 아르노가 LVMH에 리시몽을 더하려는 장기적인 포석에서 주식을 인수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르노 가족은 개인적으로 많은 종목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리시몽을 인수합병(M&A)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뚜렷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그렇지만 아르노가 LVMH 덩치를 더 키우기 위해 리시몽 인수를 타진할 개연성을 배제하기도 힘들다.
올해 74세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억만장자 요한 루퍼트가 최대 주주인 리시몽은 후계 구도에 차질을 빚고 있어 명품 업체들 사이에 M&A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가운데 LVMH가 눈 독을 들일 브랜드는 다이아몬드 명품 브랜드 까르띠에다.
LVMH는 이날도 시계와 보석 부문 명품 업체를 사들였다.
스위스 명품 탁상시계 브랜드 '레페(L'epee) 1839' 소유주인 스위스 시계 보석 업체 스위자(Swiza)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아르노는 2021년에는 미국 보석 브랜드 티파니를 158억달러에 인수했다. 티파니는 LVMH에 인수된 뒤 레페1839와 협력해 경주용 차 모양의 탁상시계를 만들고 있다.
아르노는 보석 부문이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시몽은 LVMH 경쟁사인 케링으로부터도 입질을 받고 있다. 케링은 앞서 리시몽과 합병하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중간에 엎어진 바 있다.
케링에 이어 LVMH까지 인수 가능성을 예고했지만 막상 리시몽은 정식으로 M&A 시장에 나온 적은 없다.
리시몽 사주 루퍼트는 리시몽이 독립적으로 남아있기를 바라고 있고, 최근에는 경영진을 전면 교체하기도 했다.
한편 LVMH 주가가 올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리시몽 주가는 상승세다.
올해 약 24% 뛰었고, 25일에도 2.8% 급등했다.
다만 지난해 7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명품 핵심 시장인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 속에 명품 업체들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는 가운데 리시몽도 불똥을 피하지 못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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