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31명 사상자를 낸 경기 화성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발생 당시 42초 만에 짙은 연기가 현장을 뒤덮으면서 큰 피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중앙긴급구조통제단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31분 화성시 서신면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최초 화재 신고가 접수되기 직전인 오전 10시30분3초 배터리가 최초 폭발하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불이 난 공장 3동 2층은 제조한 리튬 배터리의 전압검사와 포장이 이뤄지는 곳이다. CCTV에는 오전 10시30분3초 쌓여 있는 배터리에서 희뿌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담겼다.
12초가 지난 10시30분15초 화재를 인지한 직원들은 불씨가 번질 수 있는 주변 물건을 치우려 했지만, 오전 10시 30분 28초 2차 폭발이 발생하고 3초 뒤에는 3차 폭발이 발생한다.
직원들이 분말 소화기로 불을 끄려 했으나 연기는 잦아 들지 않았다. 10시 30분 34초엔 폭발이 또 있었고 40초엔 여러 배터리가 줄줄이 터졌다.
10시30분45초 작업장에는 이미 짙은 연기가 뒤덮여 CCTV로 내부를 확인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배터리 하나의 작은 폭발이 작업장 전체를 검은 연기로 메우는 데까지 고작 42초가 걸린 것이다.
당시 원통형 리튬배터리가 원인 미상으로 폭열·폭발하면서 급속히 연소 확대됐고, 1분도 안 돼 짙은 연기로 유독가스가 퍼지면서 질식, 사망자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망자 23명의 시신은 최초 불이 시작된 2층에서 발견됐다.
현장에는 리튬건전지 완제품 3만5000개를 보관 중이었고, 모두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식간에 불이 붙은 탓에 폭발이 수차례 일어난 상황에서도 일부 직원들이 업무를 보던 자리에 그대로 있는 모습도 CCTV에 담겼다.
또 화재가 주요 출입구 앞에서 발생, 탈출이 더욱 어려웠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시신은 모두 출입구 반대쪽인 도로가 있는 방향 창문 쪽에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사망자 중 대다수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건물 내부 구조를 숙지하지 못해 피해가 컸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유독가스도 인명피해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이날 합동 감식에 들어간 경찰 등 관계 기관은 CCTV 화면 등을 종합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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