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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서 수술 포기한 외국인 환자들, 인천세종병원 찾은 까닭은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09:07

수정 2024.06.26 09:07

인천세종병원 전경. 인천세종병원 제공
인천세종병원 전경. 인천세종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인천세종병원은 외국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관상동맥우회술(CABG)에 잇따라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관상동맥우회술은 좁아진 관상동맥(심장동맥)을 대체하는 혈관을 연결해 심장에 혈류를 공급하는 수술이다.

몽골 환자 A씨와 러시아 환자 B씨는 자국에서 수술 불가 판정을 받았다. 진료기록마저 턱없이 부족했다. A씨는 관상동맥 조형술 검사 결과 관상동맥 3곳이 막힌 상태였다. 석회화도 발견됐다. 석회 제거 및 관상동맥우회술이 시급했지만, 자국 내 병원에서는 수술이 불가하다는 답만 되풀이됐다.

몽골과 가깝고 비자도 필요 없으며 수술비도 저렴한 중국에서 수술할까 고민했지만, 역시 수술 가능 여부는 보장할 수 없었다.
수소문 끝에 그는 한국에서 유일한 심장전문병원을 보유한 인천세종병원 정보를 접하고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한국행을 택했다.

B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는 안정형 협심증을 갖고 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찬 기운을 받으면 갑자기 가슴 통증이 발현된다. 문제는 막힌 혈관이 작아 자국 병원에서는 수술시 사망 가능성이 크다며 수술을 거부했다.

인천세종병원은 자국에서 사실상 치료를 포기했던 외국인 환자에 대해 잇따라 수술 성공을 이뤄냈다. 수술 성공에는 무엇보다 심장치료 명의들의 협진이 빛을 발휘했다. 환자들의 주치의는 최락경 부장·김경희 심장이식센터장(심장내과), 집도의는 이영탁 심장혈관센터장(심장혈관흉부외과)이 담당했다.

최 부장은 협심증 등 관상동맥질환과 대동맥질환, 복잡 고난이도 중재술의 권위자다. 세종병원 재직 중 그 실력을 인정받아 지난 2013년 미국 드렉셀 의과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의료기술을 전파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을 가진 94세 초고령 환자를 대상으로 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TAVI)에 성공하는 등 변함없이 의료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센터장 역시 지난 2013년 미국 드렉셀 의과대학교 교수로 임용돼 좌심실보조장치(LVAD)와 중증 심부전 환자에 대해 연구했다. 이어 미국 로체스터 메이요 클리닉·펜스테이트 병원 연수를 마치고, 국제심폐이식학회 프로그램 위원과 심장이식 가이드라인 위원장을 맡은 이 분야 권위자다.

그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임원이기도 하다. 당연직을 제외한 보건의료, 법률, 회계, 언론 등 각 분야 전문가 9명 임원중 유일한 심장 분야 전문 의료인이다. 그의 저서 ‘심부전과 살아가기’는 중증 심부전 환자들 사이에서는 필독 서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센터장은 심장이식은 물론 인공심장 삽입, 관상동맥우회술의 권위자다. 지난 1996년 인공심폐기 없이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을 만드는 ‘무(無)펌프 심장동맥 우회술’을 국내에 도입하는 등 흉부외과계 살아있는 전설이다. 지난 2007년 방영된 MBC 드라마 뉴하트 주인공의 모델로도 유명하다.

지금까지 1만여명 환자에게 새 삶을 선물한 이 센터장은 24시간 응급 환자 대응을 위해 핫라인 휴대전화 번호를 병원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등 의료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인천세종병원은 지난해 개원 6년여만에 심장수술 1000건을 달성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관상동맥우회술 적정성평가’에서도 매년 연속 1등급을 획득하고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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