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애플 이어 이번에는 MS, 美 빅테크에 더 엄격한 EU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10:45

수정 2024.06.26 10:45

EU "MS 앱 끼워팔기 경쟁 저해"
MS EU 독점금지법 위반 인정되면
MS 전 세계 매출 10% 과징금 내야할 수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예비조사 결과 심사보고서를 MS에 통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25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럽의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예비조사 결과 심사보고서를 MS에 통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유럽연합(EU)이 마이크로소프트(MS)의 화상회의앱 끼워팔기 관행이 독점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EU는 전날 애플을 상대로도 애플이 EU의 기술기업 규제법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는 조사 결과를 통보했는데 미국 빅테크에 대한 규제가 아주 매섭다.

25일(현지시간) EU 집행위원회는 시장 지배적 위치에 있는 MS가 지난 2019년 4월부터 화상회의 앱 팀즈(Teams)를 자사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앱과 묶어 판매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EU 집행위는 MS에 이같은 예비조사 결과를 담은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EU의 이같은 잠정 결론은 5년 만에 나왔다.
지난 2019년 메시징 플랫폼 슬랙(Slack)은 MS의 팀즈 키워팔기로 경쟁이 제한된다며 이를 EU에 신고했다. 슬랙은 2021년 클라우드 기반 고객 관리 소프트웨어 제공업체인 세일즈포스에 인수됐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7월 집행위가 공식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후 MS가 일부 제품군에서는 팀즈를 포함하지 않은 채 공급하는 등 배포 방식을 변경하긴 했지만 EU 집행위의 우려를 해소하기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EU 집행위는 "경쟁 제한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MS의 추가적인 변경 조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MS는 지난 4월 집행위 조사에 대응해 팀즈를 전 세계에서 분리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EU 집행위는 MS의 이 조치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MS의 팀즈 동영상 앱 이용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크게 늘어났다. 운영 첫 해였던 지난 2017년 약 200만명이었던 MS 팀즈 동영상 앱 일일 이용자수는 지난해에는 3억명까지 증가했다.

EU 집행위의 심사보고서는 EU 독점금지법 위반 조사의 공식 절차 중 하나다. EU 집행위가 이를 발부하는 것은 예비조사 결과 시정조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돼 조사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뜻이다.

심사보고서가 발부되면 MS는 반론을 제기하거나 추가 시정방안 등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집행위는 MS 답변서와 자체 조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과징금을 비롯한 제재 부과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MS가 EU 독점금지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될 경우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할 수도 있다. MS측은 이달 초 심사보고서가 발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추가 시정조처를 마련해 집행위와 협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MS는 이날 성명을 내고 "팀즈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앱과) 분리하고 상호 운영성(다른 프로그램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브래드 스미스 MS 부회장은 "EU 집행위의 추가적인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반독점법 위반 여부가 쟁점이 됐던 게임업체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와 관련해 MS는 반독점 우려 해소 방안을 제시해 지난해 EU로부터 승인을 얻어냈다.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도구 달리(DALL·E)3가 EU 규제당국이 애플과 MS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EU 집행위의 결정을 그렸다. 이미지=오픈AI DALL·E3
오픈AI의 이미지 생성 도구 달리(DALL·E)3가 EU 규제당국이 애플과 MS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는 EU 집행위의 결정을 그렸다. 이미지=오픈AI DALL·E3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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