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경찰, 아리셀 본사 등 압수수색…수사 본격화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7 06:00

수정 2024.06.27 06:00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건물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뉴시스
25일 오전 경기 화성시 서신면 일차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 건물이 불에 타 검게 그을려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경기 화성시 리튬 배터리 공장 화재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본격화 하고 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경기도 화성 리튬 1차전지 아리셀 공장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작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업무상 과실치사상 및 중대재해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한 지 하루 만이다.

26일 오후 4시 화재사건 수사본부와 고용노동부 지역사고수습본부는 화성 소재 아리셀 공장과 외국인 노동자 파견업체인 메이셀, 안산 한신다이아 사무실, 경기도 광주 아리셀 대표이사 사무실 등 3개 업체 5곳에 근로감독관 17명 포함 총 51명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메이셀의 등기상 주소는 지난 24일 화재로 23명이 숨진 참사 현장인 아리셀 공장 3동 2층 작업장과 동일하며, 한신다이아 사무실 소재지도 모회사 에스코넥의 안산 사업장에 위치해 있다. 아리셀 대표이사 사무실은 모회사인 에스코넥 본사 건물 안에 있다.

이번 참사 희생자 23명 중 18명은 외국인 노동자로 확인됐다. 경찰은 모회사인 아리셀이 이들을 불법 파견받았는지 아닌지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또 공장 화재로 인명 피해가 난 배경에 박순관(64) 아리셀·에스코넥 대표와 아리셀 본부장급 및 안전관리 담당자 등의 과실이 있었는지 아닌지도 수사한다. 전날 경찰은 이들과 파견업체 관계자 등 5명을 입건하고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화재 이튿날부터 아리셀 공장 직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1년간 재직했다는 한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재직한 1년 동안 안전교육을 회의실에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을 켜 놓고 딱 한 번 받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사측이 직원들에게 상황 발생 시 대피 요령 등 화재예방 및 안전교육을 했는지를 확인하고 소방안전시설 점검 업체 관계자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압수수색 자료 검토가 끝나는 대로 주요 피의자도 소환할 예정이다.

고용노동부는 박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로, 박 대표를 포함해 아리셀 화성 공장 책임자 등 3명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중대재해처벌법 4조는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근로종사자의 안전·보건상 위험 등을 방지하기 위해 조치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 법에 따르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은 재해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고 이행해야한다.

아리셀은 올해 초 고용노동부가 고위험 사업장으로 지정한 곳이었다. 이번 참사 이틀 전인 지난 22일에도 아리셀 공장 2동 1층에서 불이 난 것으로 파악됐다. 사측은 작업자가 조치해 불이 꺼졌고 문제없다고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고용노동부는 경찰 수사와 별개로 아리셀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의혹도 조사한다. 아리셀과 메이셀 간 불법 계약 여부, 근무자의 작업 내용, 업무 지시 주체, 인사 노무 관리 과정 등이 중점 수사 대상이다. 메이셀이 파견한 외국인 노동자 대부분은 산업재해 관련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조사할 방침이다.

당국은 아리셀과 메이셀이 구두 형태로 계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민길수 고용노동부 지역사고수습본부장(중부고용노동청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에스코넥·아리셀) 공장 관계자 3명에 대한 중대재해법 위반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고 도급·파견 관련 문제도 수사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같은 종류의 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이날 오전 9시부터 아리셀 공장 전체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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