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공기업

일터·배움의 터·소통의 터… SH, 슬기로운 반지하 활용법

연지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17:57

수정 2024.06.26 17:57

주택매입사업 일환 공간 탈바꿈
주민자치 회의실·경로당 등 운영
IT 등 청년인재 육성 산실되기도
지역재생 활성화·약자 동행 실천
서울 양천구 목3동 내 반지하 공간에서 노인, 여성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집수리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양천구 목3동 내 반지하 공간에서 노인, 여성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집수리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 내 반지하 공간에서 어르신들이 일자리 교육을 받고 있다. SH공사
서울 도봉구 쌍문동 내 반지하 공간에서 어르신들이 일자리 교육을 받고 있다. SH공사
여름철 수해로 안전 우려가 제기됐던 반지하 공간이 변신하고 있다.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서울내에서 매입한 반지하를 지역 커뮤니티 시설, 돌봄 시설 등으로 활용하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6일 SH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소유한 공실 반지하 공간을 자치구와 연계해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공사 소유 반지하는 서울시내 반지하 소멸 정책 일환으로 SH가 주택매입사업을 통해 매입한 곳들이다. 지난 2022년 여름 반지하 침수 피해 이후 지난해 말까지 SH공사가 매입한 반지하 주택은 2165가구에 이른다.

SH공사 관계자는 "자치구에 활용가능 반지하에 대해 활용 여부를 수요조사하고 활용 반지하를 무상 제공하거나 임대한다"며 "자치구는 SH공사의 반지하를 활용해 지역주민을 위한 시설을 조성하고 운영한다"고 말했다.

현재 활용되고 있는 반지하는 현재 모두 24곳이다. 각 자치구 운영 프로그램에 따라 월평균 7회 이상 운영되거나 상시 운영 중이다. 대표적으로 주민을 위한 주민자치회 회의실이나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된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의 반지하 공간은 전용면적 40㎡ 안팎의 두 공간에서는 주민자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구로구 고척동의 35㎡ 반지하 공간은 주민 사랑방으로 활용중이다. 은평구 불광동의 반지하는 경로당으로 활용되거나 주민을 위한 생활편의서비스를 제공하는 마을관리소 역할도 하고 있다.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소통 강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성북구 종암동의 반지하에서는 종암북바위길 소상공인과 주민이 만나는 커뮤니티 시설이 운영중이다. 성북구 정릉동 역시 배밭골 소상공인과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반지하에 조성하면서 소통의 장소가 되고 있다.

특히 배움을 위한 실용적인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청년 대상으로 취업 준비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 구로구 오류동의 반지하가 대표적이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IT) 전문과 취업 역량 강화 교육을 실시하고, 청년로컬아트랩으로서 지역크리에이터를 발굴, 양성하는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양천구 목3동의 반지하 공간에서는 간단한 집수리를 배울 수 있다. 노인, 여성들이 가구 등을 수리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도봉구 쌍문동과 방학동에서는 노인일자리 참여를 상담하고 업무 교육 공간으로도 사용중이다. 사회복지 지원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양천구 신월동의 반지하 공간에서는 돌봄 도시락 사업과 지역 어르신 식사제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구로구 오류동에서는 어르신들이 폐건전지 수거 활동 등을 한 후 쉴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SH공사 측은 "지역별로 필요한 복지시설을 공급, 운영해 지역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고 있다"며 "부족한 지역주민 소통과 공유를 위한 공간 제공으로 지역재생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SH공사는 올해도 반지하 매입을 이어간다. 올해 기존 반지하 주택 매입 목표는 1639가구로 지난 4월말까지 이미 412가구를 매입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은 "무주택 시민과 주거약자 등 서울시민을 위한 방향으로 주택매입 유형을 다양화해 '약자와 동행'을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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