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남양주시장 '폰지사기'업체서 이사로 활동

배한글 기자,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18:04

수정 2024.06.26 18:04

檢 수사 대상 KH자산관리법인서
비상임이사직 유지하며 돈 받아
주광덕 시장 "문제 발생 전 절연"
주광덕 남양주 시장이 현재 '폰지사기'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업체에서 과거 영업과 법무를 담당하는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 시장은 지난 대선 당시 특정 후보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도 해당 업체에서 비상임이사직을 유지하며 돈을 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주 시장은 "민·형사상 송사 발생시 돕는 역할이었고, 업체의 사업에 대해서는 몰랐다"면서 문제 발생 전 이 업체와 연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26일 본지가 입수한 KH자산관리법인 내부자료에 따르면 주 시장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2월경까지 KH자산관리법인의 비상임이사로 활동했다. KH자산관리법인은 최근 이른바 '폰지사기'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대표 노모씨와 부사장 최모씨 등 관계자 11명은 지난달 1일 사기와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베트남 알루미늄 사업, 양재동 부동산 투자 사업자금 조달 등의 명목으로 자금을 수신한 뒤 돌려막기 방식으로 약 100여명의 피해자들로부터 58억3700만원을 이체받아 사기를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 그 중 노씨와 최씨는 고소인들 외 투자자들로부터 이체받은 금액이 최소 300억원이라고 인정했다.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이유선 부장검사)에 배당됐다. 초기 사건을 맡은 서울 강남경찰서는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노씨는 지난 2023년 6월 유사수신 혐의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내부 자료에 따르면 주 시장은 2020년 8월 20일 KH자산관리법인과 2021년 8월 20일까지 비상임이사로 활동하겠다는 위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상 자동갱신 조항에 의해 주 시장은 2021년 말 혹은 2022년 초까지 비상임이사로서 활동한 것으로 보인다. 위임계약서상 주 시장은 '영업 및 컨설팅 등 기타 제반 관련 업무'의 일체를 위임받았다.

내부 입출금내역에 따르면 KH자산관리법인은 계좌에서 총 5100만원을 주 시장에게 송금됐다. 주 시장과의 계약 이후부터 2022년 2월까지 같은해 1월을 제외하고 매달 300만원씩 총 17차례다. 입금 내역에는 '영업 및 마케팅 일임비' 혹은 '주광덕'이라고 적혀있다.

검사 출신인 주 시장이 법인의 법무를 담당한 정황도 나타났다. 내부 고정지출 관련 문서에 따르면 수수료 명목에 '법무관련업무 일임 비용'이라는 내용이 쓰여있고 그 옆으로 '비상임이사 위임(주광덕)'과 '3,000,000'이 적시돼 있다.

주 시장이 지난 대선 당시 윤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시기와 비상임이사로 활동한 시기는 약 6~7개월 가량 중복된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후보의 대선조직인 '국민캠프'는 2021년 8월 4일 주 시장을 상임전략특보로 영입했다.


18대·20대 국회의원이었던 그는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 낙마하고 4개월 뒤부터 KH자산관리법인의 비상임이사로 활동했고, 이후 2022년 6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남양주 시장 후보로 출마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위해 2022년 초 비상임이사직을 내려놨다. 이와 관련해 주 시장은 "변호사로서 민형사상 송사가 발생했을 때 도와주는 역할을 맡았을 뿐 사업에 대한 자문을 하거나 관여한 부분은 전혀 없다"며 "지금과 같은 문제(폰기사기 혐의 등)가 생기기 이전에 자발적으로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밝혀 서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당시 국민캠프에서는 실질적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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