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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반도체 수장들 ‘HBM·파운드리’ 초격차 해법 찾는다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18:05

수정 2024.06.26 18:13

전영현 부회장 주재 전략회의
투자적기 놓친 ‘HBM·파운드리’
만년 2위 위기감에 고강도 쇄신
엔비디아와 HBM3E 협업 올인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력↑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회복세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탈환
삼성 반도체 수장들 ‘HBM·파운드리’ 초격차 해법 찾는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매출 1위에 복귀했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사업이 다운턴(하강국면)을 지나 회복세에 접어든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인공지능(AI) 특수에 힘입어 급성장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추격자'로 밀린 삼성전자의 위기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삼성전자가 기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첨단 반도체 기술을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하는 만만치 않은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1·4분기 기준 전세계 반도체 매출 점유율 11%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4분기 3위(8%)에서 1위로 올라선 요인은 메모리 업황 회복 후 실적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2위는 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 지배자인 엔비디아(10%)가 차지했다. AI 시대 최대 수혜자인 엔비디아의 매출은 전 분기와 비교해 19%나 증가했다. 지난해 4·4분기 점유율 1위였던 인텔은 사업 전반의 부진으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14% 감소하며 3위(9%)로 내려앉았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6%에서 7%로 점유율이 오르며 순위도 5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이어 퀄컴(6%), 브로드컴(6%), 마이크론(4%)이 5~7위를 각각 차지했다.

반도체 매출 기준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투자 적기를 놓치며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 파운드리는 대만 TSMC에 이은 2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영원한 2위'에 머무를 수 있다는 삼성전자 안팎의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열린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는 고강도 쇄신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사업 키를 새롭게 쥔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 주재 하에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등 주요 사업부 수장들이 총출동해 하반기 사업 전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DS부문의 최대 현안은 차세대 HBM 개발·양산 로드맵의 차질없는 이행 및 AI 시장 최대 '큰 손'인 엔비디아 납품 성공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36기가바이트(GB) 용량의 HBM3E(HBM 5세대) 12단(H) 제품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품질검증)를 진행 중이다. 퀄 테스트는 해당 제품의 품질이 납품 가능한 수준인지 성능을 시험하는 단계다. 퀄 테스트를 통과한 후 본계약 절차를 밟게 된다. HBM3E는 현 시장 주류인 HBM3(HBM 4세대)의 성능개선 제품이다.


파운드리사업부는 대만 TSMC 추격 승부수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13%로, TSMC(62%)와 50%p 가까이 격차가 벌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 납품 여하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의 실적이 크게 요동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1위 수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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