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공공택지 아파트도 돈 안돼요" 손떼는 건설사들

이종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6 18:23

수정 2024.06.26 18:23

공사비 치솟고 부동산 금융 경색
수익 내기 어려워지자 사업 접어
수도권 외곽·지방서 속속 철회
사전청약까지 받았다가 포기도
"공공택지 아파트도 돈 안돼요" 손떼는 건설사들
수도권 외곽과 지방의 공공택지에서 자발적으로 아파트 사업을 접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공사비는 치솟고 부동산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공공택지조차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 영종국제도시에서 아파트 사업을 추진하던 A사는 최근 지자체에 '주택사업계획 승인 취소'를 요청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해당 주상복합 용지에 1000여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업주체로부터 사업계획승인 취소가 접수돼 현재 검토 중에 있다"며 "아파트 승인 취소 사유가 맞는지 살펴, 가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부지는 잔금만 남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시행사 시장 침체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파트 공급을 위해 낙찰받은 공공택지를 반납해 중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B사는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맺은 울산 다운지구 아파트 용지의 계약을 해지하고 토지를 반납했다. 또 경기 화성시 병점복합타운 주상복합 용지를 분양받은 C사 역시 분양시장 냉각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 2월 계약 해지 후 토지를 반납했다.

사전청약까지 받았지만 분양을 포기한 건설사도 있다. D사는 지난 1월 인천 가정2지구 아파트 토지 계약을 취소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22년 4월 사전청약으로 278가구 예비 수분양자를 확보했었다.

건설사 한 임원은 "서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분양시장이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도 본격화되면서 자금 빌리는 것도 어려워 자진 사업포기를 고심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주택협회는 LH 등에 공공택지 택지대금 납부시기 유예, 연체 이자율 부담 완화 등을 재차 건의했다. 김형범 대한주택건설협회 정책관리본부장은 "시장침체에 PF 경색으로 자금난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며 "대금 50% 납부 시 나머지 대금을 분양 이후로 유예하고, 연체 이자율도 절반가량으로 낮추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분양 물량은 지방은 물론 경기, 인천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경기는 지난 3월 8340가구에서 4월에는 9459가구로 13.4%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669가구에서 59.6% 급증한 4260가구, 지방의 경우 5만2987가구에서 8.21% 증가한 5만7342가구로 집계됐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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