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은 21대 국회에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폐기된 바 있다. 22대 국회에서도 원내 제1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다시금 노동계 측의 요구에 따라 노란봉투법을 추진하자 여당과 사용자 측은 '과잉 입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노동계와 경영계 대표인을 불러 노란봉투법에 대한 공청회를 진행했다.
민주당 소속 김태선·박해철·이용우 의원이 22대 개원과 동시에 발의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취지에서다.
해당 법안은 노조법상 근로자와 사용자의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노동자의 쟁의 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 범위와 금액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사용자 측은 이날 공청회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황용연 노동정책본부장은 "개정안에는 사용자의 개념이 불명확해 내가 사용자인지 아닌지도 모르게 된다"며 "결국 법원이나 노동위원회 판단을 요하게 돼 노사분쟁이 상시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측 김상민 변호사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노조도 상응하는 민사상 책임을 지는 것이 평등 관점에서 합당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도 이러한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현재의 노동조합법도 노조 활동에 큰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개정안이 통과되면 사용자 범위가 무한정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의) 재산권 등을 침해하는 과잉 입법이기 때문에 동의할 수 없다"며 "왜 문재인 정부 때 민주당이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 했을까. 위헌이 되면 노력이 헛수고로 돌아가니까 (그런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반면 노동자 측과 민주당은 다단계 하청 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란봉투법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원청 노조가 하청 처우 개선을 위해 교섭하고 있지만 하청 지위 요구사항은 실제로 반영되지도 않고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같은당 박해철 민주당 의원도 "개정안은 제도권 밖에 있으며, 최저임금에 허덕이고 있는 노동자를 위한 최소한의 법"이라고 주장했다.
정기호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오늘날 근로 관계는 복잡하고 다양해졌다"며 "사내하청, 위수탁계약 등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간접·특수고용으로 노무를 제공받는 것이 전산업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김기우 한국노총 정책2본부 부본부장은 "우리나라 현행 노조법은 제조업 중심의 임금 노동자들이 만들려 했던 것"이라며 "개정안은 코로나19라는 팬데믹 등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고 축적된 경험과 공감대를 반영해 더 많은 사회구성원을 보호한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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