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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오물풍선 계속 보내면 대북방송 재개, 다탄두미사일 시험성공 주장은 기만·과장"(종합)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7 14:29

수정 2024.06.27 14:37

北 7차 오물풍선 180여개…대다수 종잇조각, 안전 위해물질 없어
北 다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 성공 주장...추가 검증 필요 관측
[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낙하된 오염물을 처리하는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낙하된 오염물을 처리하는 모습. 사진=합동참모본부 제공

합동참모본부는 27일 우리 군은 북한이 계속해서 대남 오물풍선을 살포한다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이날 아침 북한이 공개한 다탄두미사일 성공 주장과 관련해 "기만과 과장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오늘 대북 방송 실시 보류, 오물풍선 살포 계속시 재개

이날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계속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남쪽으로 보내고 있는데, 우리는 북한 스스로의 자숙 기간을 주기 위해서 확성기 방송을 그동안 중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오늘 대북 확성기 방송은 실시하지 않는다"라면서 "만일 북한이 종이를 넣은 쓰레기 풍선을 계속 보낸다면 우리는 확성기 방송을 재개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합참은 26일 밤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북한이 살포한 7차 대남 오물풍선 180여개를 식별하고 이 가운데 우리 지역에 낙하한 오물풍선은 70여 개로, 주로 경기 북부와 서울 지역에서 발견됐으며 현재 공중에서 식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번에 새로 발견된 풍선 내용물의 대다수는 일정한 모양 및 크기로 세단한 낮은 품질의 종잇조각으로, 현재까지 분석 결과 안전 위해물질은 없다.
다만 적재물의 무게가 10㎏이라서 풍선 급강하 시 위험성은 있다고 합참은 판단했다.

합참은 전날 밤 9시13분쯤 "현재 풍향이 북서풍으로 경기 북부 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에 있다"며 북한의 7차 대남 오물풍선이 살포된 사실을 전했다.

북한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해 지난 24일부터 최근 사흘 연속, 올해 들어 일곱 번째로 오물풍선과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 등 파상 공세를 벌이고 있다.

앞서 북한은 남한 내 탈북민단체 등의 대북전단 살포와 연합훈련 등을 빌미로 지난달 28~29일과 이달 1~2일, 8~9일, 9일, 24일, 25일 등 6차례에 걸쳐 모두 2000개가 넘는 오물풍선을 남쪽으로 날려 보냈다.

북한은 특히 지난 24일부터 사흘 연속 오물풍선을 부양했다. 다만 북한 오물풍선은 5차 350여 개→6차 250여 개→7차 180여 개로 최근 조금씩 수량이 줄어드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북한 다탄두미사일 성공 주장, 기만·과장 불과

이 실장은 "북한이 어제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서 폭발했다"며 "북한이 오늘 아침에 다른 내용으로 공개를 했는데 그것은 기만과 과장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북한의 미사일은 2023년 3월 16일 발사한 화성-17형 액체 ICBM과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며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실장은 "기만체는 다른 탄두보다 반사율이 높아서 먼저 요격을 받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상당히 기술적인 발달이 필요한 것이고, 북한이 그러한 기술을 가졌는지는 아직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미 정보당국이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북한이 지난번에 우주발사체도 실패했고 26일 발사체도 실패를 했는데, 그에 대한 포장을 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전날 오전 5시30분쯤엔 지난달 30일 이후 27일 만에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약 250㎞ 비행 후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서 폭발, 실패한 것으로 추정됐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자로 "미사일총국이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사실상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과시하는 핵탄두 능력 중 현재까지 검증된 것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날 노동신문이 공개한 사진만으로는 대기권 밖에서 여러 개의 탄두를 순차적으로 분리해 성공적으로 대기권에 재진입하고, 원하는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 정확히 증명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북한은 지난 2017년에도 '화성-14형' 등을 통해 미사일 탄두부에 탑재한 극초음속 활강체의 대기권 재진입 및 단 분리 기술 등을 시험했다고 주장하는 등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필요한 고온을 견디는 재질과 소재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탄두 기술은 탄두 소형화, 탄두부 재진입 기술 등과 함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의 '최종단계'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까지 북한은 탄두 소형화와 탄두부 재진입 기술은 이미 갖추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미사일총국이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미사일총국이 26일 미사일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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