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도착해 10년간 미국에 머물 예정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자이언트 판다 한쌍이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으로 보내졌다.
2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는 5살 수컷 윈촨과 4살 암컷 신바오를 전날 쓰촨성 야안 판다 기지를 출발, 홍콩을 거쳐 현지시간으로 이날 미국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보냈다. 판단 두 마리는 오늘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판다 두 마리는 앞으로 10년간 미국에 머물게 된다.
팬더 두 마리의 1만1200km 여행을 위해 토드 글로리아 샌디에이고 시장이 중국 쓰촨성 연구 및 보존 시설인 팬더보호연구센터에 직접 왔다.
그는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윈촨과 신바오가 샌디에이고 동물원에 온다. 중국 송별식에 초대되어 영광이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야생동물 건강관리팀이 윈촨과 신바오가 대중을 만날 준비가 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대로 구체적인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원 측은 26일 성명을 통해 판다들이 샌디에이고에 무사히 도착한 뒤 10년간 머물 새 보금자리에 적응하는 동안 몇 주간은 일반인들이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다들의 미국행에는 미중 양국 조련사와 수의학 전문가 5명이 동행하며 중국 전문가들은 윈촨과 신바오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약 3개월간 미국에 머물 예정이다.
샌디에이고 동물원은 1996년 자이언트 판다를 처음 받았고 이번이 20년만에 처음으로 판다를 받게 됐다.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속에서도 미국을 대상으로 '판다 외교'를 재개한 모습이다.
미중 관계 악화 속에 중국이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추가 임대에도 나서지 않으면서 한때 15마리까지 늘었던 미국 내 판다는 4마리까지 줄어 판다 외교의 명맥이 끊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작년 11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 기업 임원들과 만찬 자리에서 "판다 보전을 위해 미국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계기로 판다 외교에 다시 물꼬가 트였다.
중국은 이번에 샌디에이고에 한 쌍을 보낸 것과 별도로 올해 워싱턴에 한 쌍, 내년까지 샌프란시스코에 한 쌍을 각각 보낼 계획이다.
중국은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이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를 보내는 '판다 외교'를 펼쳐 왔다. 중국은 미국과 관계 정상화에 앞서 1972년 워싱턴DC 국립 동물원에 판다 한 쌍을 보냄으로써 판다는 반세기 넘게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다.
중국은 1990년대부터 미국, 스페인, 일본, 프랑스 등 20개국 26개 기관과 판다 보존을 위해 협력해 왔다.
한중 간 협력의 결실로 한국에서 2020년 7월 태어난 푸바오는 지난 4월 중국에 반환된 뒤 2개월여 만에 대중에 공개되기도 했다.
한편,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오스트리이 쇤부른 동물원과 판다 보호 연구에 관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에 따라 중국은 조만간 판다 한 쌍을 오스트리아로 보낼 예정이라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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