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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러시아대사, 러 차관에 북러조약 설명 요구..설전 벌였다

김윤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7 18:05

수정 2024.06.27 18:05

군사동맹 준하는 북러조약
이도훈 "안보위협 행위..엄중한 우려"
루덴코 "韓 대응 유감..방어적 성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금수산영빈관 정원구역에서 시간을 함께 보내며 친교를 다졌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이도훈 주러시아대사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교부 아시아태평양차관을 만나 북러조약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러측은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였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 대사는 26일(현지시간) 루덴코 차관과 면담해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맺은 데 대해 항의했다.

이 대사는 “러북 간 조약에 대한 우리의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어떤 협력도 우리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이다.
러시아 측의 분명한 설명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루덴코 차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 관련 한국 측 대응에 유감을 표한다”고 맞받으며 “최근 러북 협력은 한국을 겨냥한 게 아니며 동 조약은 오직 침략이 발생한 경우만을 상정한 방어적 성격의 것”이라고 해명했다.

북러조약은 군사협력 확대가 가늠되는 내용은 물론 ‘자동 군사개입’으로 읽히는 조항도 포함됐다. 자위권을 규정하는 유엔헌장 51조와 국내법, 또 침략당해 전쟁 상태가 됐을 때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냉전시대 군사동맹에 준한다는 우려가 많다.

이 대사와 루덴코 차관의 면담은 앞서 러시아 외무부가 먼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바 있다.
러 외무부는 “한국 당국에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촉발하는 대결적인 정책을 재검토하고 동북아시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해를 달성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길을 택하기를 촉구했다”며 “수십년간 쌓아온 건설적 협력의 산물이 파괴된 건 한국의 현재 지도부 탓”이라고 강변했다.

특히 “러시아와 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한다는 근거 없는 비난은 러시아와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동북아에서 미국 중심 군사 블록을 구축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쇠퇴하는 패권을 유지하려는 미국의 공격적 계획에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것”이라며 오히려 북러에 대한 탄압이라는 억지주장을 내놨다.


다만 양측은 북러조약 관련 협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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