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K뷰티 미국 1위 등극, K소비재를 수출 핵심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7 18:21

수정 2024.06.27 18:21

국산 화장품 프랑스보다 처음 앞서
잘나갈 때 품질 높여 시장 지켜야
2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화장품류 수출 금액은 40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8% 늘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의 화장품 판매 부스.사진=연합뉴스
27일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화장품류 수출 금액은 40억4천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8% 늘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한 대형마트의 화장품 판매 부스.사진=연합뉴스
한류 바람을 타고 화장품과 음식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업들의 업황에 대한 심리판단을 보여주는 6월 중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95.7로 전월에 비해 2.8p 상승했다. 이 가운데 두드러지게 약진한 업종이 화장품이다. 관세청 무역통계에서도 올해 5월까지 화장품류 수출금액은 40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8% 늘었다.


과거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화장품 산업은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시장 등 170개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K뷰티 열풍은 최근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는 K뷰티 제품 판매량이 75% 이상 증가했다. 한국 화장품은 올해 1월과 4월 프랑스를 누르고 미국 내 수입화장품 점유율 1위에 올랐다. 월간 기준이지만 처음 달성한 성과다. 연간 기준으로는 프랑스가 앞서지만, 역전 가능성도 있다.

K푸드 역시 성장세가 가팔라 주요 수출품목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농식품 분야는 121억4000만달러 수출이라는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바이오헬스에 이어 13위다. 네이버웹툰도 우리나라 지식재산(IP) 사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네이버웹툰의 공모가격이 희망범위 상단인 주당 21달러로 결정됐다고 한다.

수출주도형 국가에서 화장품과 식품 등 소비재의 약진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우리 경제는 반도체, 자동차, 기계류, 석유화학과 같은 전통 제조업이 이끌어 왔다. K소비재의 약진은 수출품목 다변화라는 관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한류와 관련된 K소비재의 약진에 환호하면서 당장 샴페인을 터트릴 때가 아니다. 한류 열풍이 한때 유행으로 그칠 가능성이 없지 않아서다. 한류에만 기댄 산업은 한류 거품이 꺼진다면 반짝 호황으로 끝날 수 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이런 쓰라린 경험을 한 바 있다. 중국 내 한류 바람을 타고 화장품을 비롯한 국내 제품들이 승승장구하다 중국 내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결과적으로 참패로 끝난 것이 엊그제였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한류에 올라탄 소비재 수출이 계속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품질을 꾸준히 높여야 한다. 한류와는 무관하게 기술로 무장한 품질로 세계 시장을 리드해야 하는 것이다. K소비재 육성을 위해서는 체계적 지원과 혁신이 요구된다. 품질과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금세 밀려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K소비재가 글로벌 시장 전반으로 확장성을 높이려면 수출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체계 구축에는 정부와 기업의 협업이 절실한 과제다. 정부의 경제외교가 뒷받침될 때 시장 개척은 수월해지고 민관 협력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수출을 하려면 금융지원을 비롯해 물류 유통망 확보와 원자재 수급이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정부의 역할이 절대적임은 물론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원활한 협업도 수출 역량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소기업만의 역량으로 수출 시장을 뚫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잘나갈 때 바짝 긴장해야 한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