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세 A씨 월 수입은 280만원이다. 월 지출 역시 280만원으로 용처가 파악되지 않는 소비는 없다. 고정비는 28만4000원이다. 보장성 보험료(15만원), 휴대폰비(5만5000원), 인터넷 및 OTT(1만9000원), 수영비(6만원) 등이다. 변동비는 관리공과금(15만원), 교통비(3만원), 식비·생활비(70만원)를 합쳐 88만원이다. 나머지 163만6000원은 모두 CMA에 저축하고 있다. 연간 비용은 650만원씩 나가고 있다. 자산은 청약저축(410만원), CMA(570만원) 등 980만원이고 부채는 따로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직장생활 2년차부턴 지난 1년 간의 월급 관리 상태를 돌아보고, 재무 계획을 수립해볼 시점이다. 이 때 기존에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내용들을 명확하게 하고 오해는 해소하고 넘어가야 한다.
우선 보장성 보험은 낭비라고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꼭 그렇지 않다. 보험 자체가 당장 필요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만큼 실손보험 외 암, 뇌혈관 질환 보상 상품은 적절한 수준에서 가입해두는 것이 합리적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서 들게 되면 금액이 대폭 뛴다.
가령 암 진단비 2000만원 보장, 20년 납부, 성인 남자 기준 25세 가입시 55세 가입할 때보다 절반 정도만 든다. 또 질병이 있을 경우 심사 후 가입 거절이 되거나 보장 내용이 축소될 수 있다. 다만, 월 수입 대비 5~8% 수준에서 가입하는 것이 권고된다.
남는 돈은 CMA에 넣는 게 무조건 좋을까. 보통예금보단 금리 측면에선 낫지만 정기적금 대비로는 낮다. 무엇보다 재무관리가 미흡해진다. A씨만 봐도 1년 동안 매월 163만6000원을 저축했다면 연간비용을 감안해도 약 1313만원이 쌓여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잔액은 570만원에 불과하다. 1년 이내 인출이 수시로 필요한 금액 정도만 배분하는 게 적절하다.
연금은 지금부터 신경써야 한다. 노후 준비에 이른 나이는 없다. 미리 움직일수록 아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월 42만원, 20년 납부, 수익율 2.75%, 수령 연령 70세로 가정하면 25세 시작 시 2억5631만원인 반면 45세부터 하면 1억5012만원으로 약 1억619만원 차이가 난다. 수익율이 4.125%라면 그 격차는 2억2871만원으로 더 벌어진다. 연금 관리 자체에 매몰되기보다 결혼이나 주거 마련 등 재무목표를 고려하면서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오해도 짚을 필요가 있다. 많이 사용할수록 연말정산과 신용도에 도움에 된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연말정산 때 소비지출 중 신용카드 공제가 있는데 오히려 체크카드나 현금영수증 등은 사용금액의 30%로 적용되나 신용카드는 15%다. 또 신용점수 상승에 거래 규모가 작용하긴 하지만 그보단 한도 이내로 적게 사용하는 게 유리하다. 세금이나 휴대폰비 등 공공요금을 연체하지 않는 게 보다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적금 월 납입금 액수는 비상금에 따라 달라진다. 여타 재무목표가 없다면 굳이 금액을 축소시킬 필요가 없다. 중도해지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다만, 지출에 대한 예산을 세우고 비상금을 준비하는 게 먼저다.
수입 대비 적절한 소비 수준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소득 규모, 경제적 독립 여부, 거주지, 물가, 주거비용 등이 감안된다. 일반적으로 결혼 전 부모님 집에서 거주할 땐 30~50%, 독립시 50~70% 등에서 형성된다. A씨의 경우 그 비율이 연간비용을 포함해 61%지만, CMA 잔고 현황을 보면 실제론 83% 수준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A씨가 지금은 사택에서 거주하지만 3년 뒤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태”라며 “그 이후 주거 자금은 어느 정도인지, 저축계획은 어떻게 수립할 것인지 등을 계산하면서 지출 비율을 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금융소비자포털 '파인'을 인터넷 검색창에 입력하거나 금감원콜센터 1332(▶7번 금융자문서비스)로 전화하시면 무료 맞춤형 금융소비자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