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IMF 수석부총재 세계경제硏·신한銀 금융컨퍼런스 기조강연
"상호 무역의존성 높아..인정해야"
마이클 스펜 노벨상 수상자
" 향후 10년 거시 경제 불확실성, 더 커질 것"
"상호 무역의존성 높아..인정해야"
마이클 스펜 노벨상 수상자
" 향후 10년 거시 경제 불확실성, 더 커질 것"
[파이낸셜뉴스]세계 거시 경제 전문가들이 지정학적 불안과 미·중 무역 갈등, 기후위기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경제연구원과 신한은행이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서울 국제금융컨퍼런스 기조 연설에서에서 앤 크루거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지정학적 갈등이 세계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크루거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서 부총재를 지냈다. 함께 기조연설을 맡은 2001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마이클 스펜스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도 "향후 10년동안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중 갈등…무역 의존도 높은 한국 더 취약"
우선 크루거 교수는 △미·중 무역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약화(포기) △기후 위기 문제의 대응(기후 위기 완화를 위한 조치 강화) △포스트 코로나 거시경제 등 6가지 이슈를 꼽았다.
그는 "정책 입안자들은 이 문제들로 밤잠을 설치게 될 것"이라며 "7년 전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은 그 자체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중국 제재가 세계 경제 둔화를 불러와서다. 그는 "중국과 미국이 무역에서 상호 의존성이 높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면서 "군사적 개입 시 두 국가는 물론 전 세계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특히 크루거 교수는 미·중 간 긴장이 전 세계 우려 사항이지만 한국에 더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 구조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데다 그 중에서도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는 "6가지 요인 모두 불확실성이 우리의 미래에 상당 수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또 이 요인은 상호작용하는 만큼 불확실성의 영향도 커질 수 있는데, 한국 입장에서는 미·중 무역 갈등, WTO, 미래 포스트 코로나 거시경제 궤적이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거 교수는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이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크루거 교수는 한국은 뛰어난 노동력과 인프라를 갖춘 나라라고 평가했다. 정비된 상법과 제도 그리고 재산권을 보호하는 제도적 틀 등 기업 환경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 거듭날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 대전환' 정치 불확실성 키워
마이클 스펜스 교수는 현재 글로벌 경제가 재편되는 전환점으로, 포퓰리즘 정치가 거시적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경제는 재편되는 전환점으로 50년에 이르는 제 연구 기간 동안 처음 보는 대대적인 전환"이라면서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의심의 여지 없이 향후 10년 동안 거시 경제적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에는 우리가 모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0여년 역사상 가장 보호주의적인 대통령이고, 트럼프 역시 관세 정책을 모두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보호주의 성격이 굉장히 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는 재집권하면 우방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적대국에는 더 큰 관세를 도입하겠다고 했다"면서 "이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과장하고 싶지는 않지만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정말 많은 요소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 스펜스 교수는 "사람들은 연준이 언제 금리를 인하할 것인가, 한 번일까 두 번일까 궁금해하지만 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서 "몇 수 앞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리 상황을 고금리가 장기화된 '올드 노멀'과 상당히 유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스펜스 교수는 "각국 중앙은행에 정치적인 압박이 가해지면서 포퓰리즘 진영에서 금리 인상 압력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국방비 지출 확대의 녹색 전환, 국가 채무 증가 등이 이어져 고금리는 더욱 장기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경제는 인프라 부동산이 과잉 공급으로 곤경에 빠졌다"면서 "전국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중국 경제의 핵심 원동력인 많은 지역에서 이런 문제가 목격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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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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