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검찰개혁' 벼르는 야권…’검수완박 시즌2’ 현실화할까

정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28 15:51

수정 2024.06.28 15:51

조국혁신당,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입법의지
법조계 우려..."실무적으로 가능할지 의문"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 담긴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발언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6.28/사진=뉴스1화상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진표 전 국회의장의 회고록에 담긴 윤석열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발언과 관련해 발언하고 있다. 2024.6.28/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 개혁에 대한 입법에 속도 붙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 단행된 권한 축소를 넘어 검찰의 수사, 기소 권한을 아예 해체해 별개의 조직에 부여하는 방법까지 거론되는 만큼, 현실화한다면 법조계에 작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혁신당은 최근 기자회견을 결코 3개 제정안(공소청법·중수청법·수사절차법)과 1개 개정안(형사소송법)으로 구성된 검찰 개혁 법안을 공개했다.

구체적으로는 검찰청을 전격 폐지하고,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하는 공소청을 만들고, 검사가 담당해 온 중대범죄 수사를,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담당하게 하는 내용 등이다. 아울러 압수수색 영장 발부 요건을 강화하고, 언론에 형사사건 공개 금지를 법으로 명시하는 내용 등도 담겼다.


조국혁신당은 이 같은 '검찰개혁 4법'을 내달 초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과 법률위원회, 인권위원회는 국회에서 '정치검찰 사건 조작 피해사례 증언과 대책'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검찰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간담회에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에 연루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부인인 백정화 씨와 이 전 부지사 변호인 김광민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백씨는 이 자리에서 이 전 부지사의 이른바 '술판 진술 조작' 주장과 관련해 "검찰청에서 연어를 곁들인 술 파티와 회유가 있었다고 진술했는데도 (검찰은) '그런 일이 없다'고만 한다"며 "이를 정확히 알려면 특검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 개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법조계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이 두 번에 걸쳐 개정됐다. 이 과정에서 검찰의 수사 권한이 크게 축소됐다.

2020년 1차 개정(검·경 수사권 조정)에서는 검찰의 수사권이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 사업·대형 참사)로 제한됐다. 경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권도 없앴다. 더 나아가 지난 2022년 2차 개정을 통해 검찰의 수사범위를 2대 범죄(경제·부패)로 축소하는,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됐다.

그러나 검수완박 시행 이후 물론 일선 법조인들 사이에서는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컸다. 수사 절차가 복잡해지고, 검찰과 경찰 사이의 연속성이 끊기면서 민생 사건의 처리 기간이 대폭 늘어났다는 것이다.

급기야 올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검·경수사권 조정 이후 수사 지연이 심화하고, 검찰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기 어려워졌다”며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고, 이원석 총장도 나서 “형사사법 체계는 정쟁의 트로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이미 부작용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소야대 지형의 22대 국회에서 야권 주도로 이른바 ‘검수완박 시즌2’가 현실화했을 때,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실무적으로 수사와 기소 권한을 각각 분리하겠다는 것이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일선에서 노력하는 검사들을 악마화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서초동의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결국 사건의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은 민생 사건일 텐데, 극소수의 정치인 사건으로 사법 체계를 뜯어고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이미 검수완박 이후 사건 처리 지연을 체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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