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조약체결, 한반도 전쟁 위기 짙어져"
북한의 오물풍선 공세와 MIRV 성공 주장
남남갈등 조장 의도, NLL 등서 충돌 위험성↑
"자강억제·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맞서야"
[파이낸셜뉴스]
북한의 오물풍선 공세와 MIRV 성공 주장
남남갈등 조장 의도, NLL 등서 충돌 위험성↑
"자강억제·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맞서야"
러시아는 미국에 더 이상 세계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야망을 드러내며 지난 2022년 2월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미명하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2년 4개월이 넘게 공방이 벌어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지역 기습으로 촉발돼 9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북부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역에서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저항 세력과의 충돌로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일촉즉발의 확전 일로에 처해 있다.
현장의 종군 기자들은 수치와 데이터로만 논할 수 없는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육체적·정신적 고통, 슬픔과 좌절, 분노와 피의 보복이 매일 벌어지는 양대 전쟁의 한복판에선 총성이 멈춘 이후의 희망을 생각한다는 건 현재로선 비현실적인 사치로 느껴진다고까지 전한다.
■북러간 조약 체결로 지구촌 위기 가속화
최근 방북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양에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간엔 과거 1960년부터 1969년까지 국경지대에서 총 4000건 이상의 무력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전문가 일각에선 중국이 고난의 행군과 코로나 팬데믹 등의 위기 상황에서 북한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다는 분석과 북중간 갈등과 북한의 어려움을 파고든 푸틴이 이번 북러간 조약 체결로 북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흡수 통일론을 물먹였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 외교부는 북러의 구도 형성과 관련해 중국은 스스로의 위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러 간의 양자 협력 사무인 만큼 논평하지 않겠다"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큰 흐름은 북중러는 힘을 합쳐 우리를 위협하고 있음이 분명하며 이들 불량국가들의 도발에 맞서 자유민주주의 진영도 서로의 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는 의문의 여지 없이 양극화돼 크게 둘로 나뉘어 있다. 북중러는 사실상 21세기에 다시 등장한 추축국의 재림이자, 한미일에 완전한 안티테제(Antithesis)와도 같은 관계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양한 다각도의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외 외교 안보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북러간 조약 체결로 한반도와 세계에 전쟁의 그림자가 한층 짙게 드리워지며 혼란한 시기에 일류전체에 위기가 더욱 가속화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오물풍선 공세와 MIRV 성공 주장
최근 북한은 일곱 차례에 걸친 대남 오물풍선 살포 공세와 세 차례의 북한군 군사분계선(MDL) 침범 등 휴전선 일대와 서해 5도, 동서 NLL 등에서 예기치 못한 혹은 원치 않는 돌발적 충돌의 위험성이 가중되고 있다.
북한의 대남오물풍선 살포 의도에 대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알리는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막으려는 남남 갈등과 분열 조장의 의도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북한의 최근 도발 유형이나 방식은 다양화되고 있으며 그 수위는 또한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물리적인 피해를 강요하는 측면보다는 심리적인 타격에 목적을 둔 것으로 우리 군사 대비태세에 허점을 떠보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상대로 불안감 조성, 전형적인 통일전선전술에 의한 기만전과 심리전을 구사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와중에 북한은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MIRV)를 성공시켰다고 주장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사일총국은 6월 26일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은 즉각 "정상적 다탄두 분리 모습이 아니다. 비행 도중 무기가 폭발했다"며 이러한 주장을 일축했다.
시험 초기에 불안정한 비행이 나타나 공중 폭발한 영상도 공개됐다. 군 관계자는 성공적인 시험발사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잔해를 포착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내놓은 미사일에서 분리되는 탄두와 사진은 실제로는 지난 3월 진행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사진을 내놓은 기만체라고 밝혔다.
■자강억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로 맞서야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북한의 다탄두 미사일 시험 주장이 자신의 미사일 실패를 포장하기 위한 술책이더라도 이를 만회하고자 북한이 최단기간 내에 실제 다탄두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다탄두 미사일은 김정은의 5대 핵심 군사 역량 목표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반 센터장은 "다탄두 미사일 개발 현시는 김정은의 자존심과 핵심 치적으로 연결되는 구도"라며 "군 당국은 미국 및 우방국과 정보 공조를 통해 북한의 다탄두 미사일 전력화 현황을 예의주시하는 가운데 다탄두 미사일이 전력화된 상황을 가정해 자강 억제 및 동맹기반 억제가 완성도 높게 작동하도록 하는 대책을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 외교 안보 전문가 일각에선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자유진영의 무기고'로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라고 진단했다.
한국이 경제력과 군사력, 특히 재래식 무기 부문에선 신냉전 아래 양 진영의 승패에 큰 영향을 끼칠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고 약자의 심장으로 어설픈 균형 외교·안보의 자세를 계속 취한다면 국제정세를 읽지 못해서 전 국토가 초토화됐던 병자호란이나 임진왜란과 같은 상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청나라를 폄훼하다 병자호란으로 청으로 끌려가 노예와 노리개로 전락한 백성은 수만명에 달했다. 강화도로 피신하려 했던 인조는 남한산성에 들어가 항전하다 강화조약을 맺었지만 역사에 지우지 못할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다. 임진왜란 때도 당파싸움에 결국엔 전 국토가 유린당하는 비극을 겪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 북중러는 약한 고리로 오판, 한국을 집중 공략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마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신냉전 이후 중러 등과 관계 복원까지 내다보는 고도의 방정식(?)을 논하지만, 자유민주주의 현상유지 진영(status quo power)에 대한 현상타파 진영(anti-status quo power)의 승리로 귀결된다면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유엔군의 참전으로 기사회생한 한국이 자유진영에 객관적인 기여와 헌신 없이 우-러 전쟁 등 종결 이후 재건사업에 소위 숟가락을 얹을 수 있겠는가의 문제에서도 같은 의문이 따른다는 얘기다.
희생 없이 거저 주어지는 대가는 없으며, 강한 힘만이 전쟁을 억제할 수 있다는 건 이견의 여지 없이 역사가 증명하는 동서고금의 진리다.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 동맹으로 발전하는 등 신냉전 흐름에 대응하려면 "한미일 3국의 안보협력 강화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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