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 사야 하는데 조금만 천천히 올라가자."
'아는 개미만 아는' 일라이릴리가 '제2의 엔비디아'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만 50% 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엔비디아에 이은 액면분할 후보로 평가된다.
■주가 900달러 육박, 올해 53% 상승
6월 30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주가는 연초(592.20달러) 대비 52.88% 상승한 905.38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의 상승률( 15.13%)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시가총액은 8605억달러(약 1189조원)에 달해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486조원)보다 2배를 웃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국내 투자자에게는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거래량은 적은 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일라이릴리에 대한 순매수 금액은 1억4742만달러(약 2000억원)으로 해외증시 종목 가운데 19위에 그쳤다. 일라이릴리보다 순매수가 많은 인텔(2억4052만달러)의 주가는 올해 들어 47.80달러에서 30.97달러로 35.20% 빠졌다.
이에 KGCI자산운용은 ‘KCGI 미국 S&P500 TOP10 상장지수펀드(ETF)'에서 테슬라 등을 제외하고 일라이릴리 등을 편입하기도 했다.
주가가 900달러에 육박하면서 일라이릴리도 액면분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전문매체 더 모틀리 풀(The Motley Fool)의 아드리아 치미노는 "주식 분할 시계가 다음은 일라이릴리를 가리키고 있다"며 "일라이릴리는 4차례의 주식 분할 경험이 있고, 마지막 분할이 오래 전이지만 주가가 크게 상승한 후 주식 분할에 개방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 치료제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제
주가가 고점에 이르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리서치기업 팩트셋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는 886.44달러로 현 주가보다 2% 낮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라이릴리의 최근 4개 분기 기준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각각 127.4배, 64.17배다. 비교기업인 애브비의 50.6배, 37.63배나 암젠의 43.5배, 32.56배보다 고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젭바운드' 등 비만·당뇨 치료제에 대한 시장 지배력이 압도적이고,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행보도 좋아 실적과 주가는 앞으로도 더 상승할 것이라는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트루이스트증권은 최근 일라이릴리의 목표주가를 기존 892달러에서 1000달러로 상향 조정하면서 "비만 치료 시장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일라이릴리의 비만 관련 제품 파이프라인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도나네맙'에 대해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약물의 사용에 찬성하는 결과가 나와 또 다른 성공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하헌호 선임연구위원은 "일라이릴리의 도다네맙은 늦어도 올해 말까진 FDA의 최종 승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라이릴리는 챗GPT로 유명한 오픈AI와 협력, 항생제 내성(AMR)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항균제 개발에 생성형 AI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더 모틀리 풀의 아담 스파타코는 "일라이릴리가 AMR 연구에 진전을 이루기 시작하면 다른 분야에도 오픈AI를 활용하기 시작할 수 있다"며 "이 경우 일라이릴리와 오픈AI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된다"고 강조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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