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손녀 주식계좌, 증여세 내야 하나요?" 잠실 VIP들의 고민 [르포]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1 05:00

수정 2024.07.01 08:27

DB금융투자 잠실지점 투자전략·절세 세미나
27일 DB금융투자 잠실지점 절세 세미나 내용 일부. 박지연 기자
27일 DB금융투자 잠실지점 절세 세미나 내용 일부. 박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어린 자녀 명의로 주식계좌를 개설해 2000만원을 입금하고, 부모인 제가 직접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증여세는 안내도 되는거죠?”
6월 27일 DB금융투자 잠실지점 세미나에서는 미성년자 주식 증여 과세 기준을 묻는 고액자산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손자·손녀 또는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증여 방식 고민을 털어놨다. 이날 ‘자주 질문하는 상속·증여세 Q&A’라는 주제로 강의한 DB금융투자 소속 김남형 세무사는 “적극적 매수·매도 및 매수 주체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예컨대 미성년 자녀에게 비과세 한도(10년 내 2000만원) 내에서 주식을 증여한 뒤 몇 년 후 자연스레 자산 가치가 늘어났다면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부모가 자녀 주식 계좌를 적극적으로 운용하면서 잦은 매매로 자녀 계좌의 자산이 급격히 불어났을 경우 추가로 증여세를 내야할 수 있다. 김 세무사는 “증여세에서는 ‘사회 통념상’이라는 대목을 유념해야 한다”며 “예컨대 미성년 자녀가 학교에 있을 시간에 적극적 매매가 발생하거나, 노년층인 부모님 계좌로 상장지수펀드(ETF)나 주식의 잦은 매매로 큰 차익을 보는 경우는 추가 증여세 납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절세 꿀팁 고민하는 잠실 VIP '북적'
6월 30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잠실지점은 지난 27일 '하반기 투자전략 및 절세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김 세무사는 급등한 해외주식을 매도할 경우 부부간 증여를 통한 절세 전략을 추천했다. 배우자의 경우 10년 단위로 6억원까지 증여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증여가액은 증여한 날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 종가 평균으로 결정되는데, 이 금액이 증여받는 배우자의 주식 취득가액이 된다. 김 세무사는 “예컨대 급등한 엔비디아 주식을 남편이 아내에게 증여하고, 이를 아내가 바로 팔 경우 취득가가 높아진 상태에서 매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아낄 수 있다”며 “또 6억원 한도는 ‘수증자’ 기준이기 때문에 추후 아내가 남편에게 6억원을 증여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식 이월과세 제도가 시행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는 증여 후 바로 양도하더라도 이월과세가 적용되지 않지만, 만일 내년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시행되면 이월과세 대상이 주식으로 확대돼 증여 후 1년이 지난 뒤에 양도를 해야 절세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를 듣던 고객들은 “아휴 정말 어떡하느냐”, “언제부터 시행이냐”는 질문을 쏟아냈다.

DB금융투자 잠실지점 전경. 박지연 기자
DB금융투자 잠실지점 전경. 박지연 기자

■ "숲보단 '나무'를 볼 것...종목별 대응 중요"
시황 진단 강연을 맡은 김준우 DB금융투자 잠실지점장은 올 상반기 증시를 ‘뉴 노멀’이 깨진 장세로 진단했다. 김 지점장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경기 침체’라는 공식이 깨진 지 약 2년”이라며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해도 증시 방어가 지속되고,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점도표를 제시해도 맞추는 경우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증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종목·섹터별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혜원 잠실지점 프라이빗뱅커(PB)는 “가시적 매출이 발생하는 기업, 자본 흐름이 우수한 종목들 중 시장에서 싸게 거래되는 종목들을 ‘가치주’로 보고 선별 투자하고 있다”며 “단순히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주가수익률(PER) 등 수치가 저평가됐다고 해서 사들이는 전략은 지양한다”며 운용 전략을 소개했다.

DB금융투자 잠실지점은 종목별 대응에 강한 지점운용형 랩인 ‘터틀(turtle)랩’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실적이 탄탄하고 값싼 종목’을 투자한 뒤 적정가치에 도달하면 리밸런싱 하는 운용전략을 택하며, 수년간 우수한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김 지점장은 “현 시장은 ‘바텀-업’ 즉 종목별로 접근해야 하는 시장”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 정기 세미나를 통해 고객 투자의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