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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역대급 엔저에… 수출 품목 2위가 ‘관광’ [글로벌 리포트]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6.30 19:26

수정 2024.06.30 19:26

올해 방일객 소비 연 7조엔 돌파
반도체·철강 수출액 크게 웃돌아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역대급 엔저(엔화가치 하락)로 인해 일본의 관광 산업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일본을 방문, 관광이 일본의 주요 수출 품목 중 하나로 떠올랐다.

6월 30일 일본정부관광국(JNTO)에 따르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연간 소비액은 지난 10년 동안 5배 증가해 7조2000억엔(약 61조8285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방일객 소비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전인 2019년 10∼12월 연 환산 4조6000억엔 규모였으나 최근 큰 폭으로 늘어나 올해 들어 처음 연 7조엔 고지를 돌파했다.

올해 일본 방문객 소비액 연 환산치는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17조3000억엔)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2위인 반도체 등 전자부품(5조5000억엔)과 3위 철강(4조5000억엔)을 크게 웃돈다.

지난해 4·4분기 주요국의 인바운드(관광객) 소비액에서도 일본은 2019년 동기 대비 38.8% 증가해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스페인(30.7%), 3위는 이탈리아(16.5%) 순이었다.


올 들어 일본을 방문한 월 관광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 숫자는 3개월 연속 유지, 일본 관광 역사상 유례없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1인당 소비 단가도 2019년에 비해 2023년 31% 늘었다. 평균 숙박일수도 6.2박에서 6.9박으로 길어졌다.

이 같은 성장은 엔저로 인해 저렴해진 일본이 관광객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여행지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외국인들은 일본에서 더 많은 물품을 구매하고, 고급 숙박 시설을 이용하며, 명품 쇼핑을 즐기는 등 소비 패턴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저렴한 가격의 숙박과 식사를 선호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제는 일본에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실제로 2019년에 100만엔 이상을 지출한 부유층은 방일객의 약 1%에 불과하지만 지출액은 약 6700억엔으로 약 14%를 차지했다. 일본의 관광 산업이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엔·달러 평균 환율은 달러당 140.58엔으로 2019년 평균(1달러=108.98엔)과 비교하면 엔화 가치가 30%가량 떨어졌다. 이날 현재 엔·달러 환율도 달러당 160.94엔까지 하락하며 여름 휴가철 '값 싼 일본'을 찾는 외국인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코로나19 이후 방일객은 도쿄와 오사카 등 대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본 정부는 도시뿐 아니라 농촌 지역을 방문을 권장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k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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