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반도체부터 AI 서비스까지, 전 영역의 리더들과 네트워크를 쌓으며 SK의 AI 기술 경쟁력 강화, 사업 다각화,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미래 성장 동력 확보 등 공동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번엔 미국 아마존, 인텔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AI, 반도체 등 디지털 사업에서의 협업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이들을 "AI 반도체 최전방의 거인들"로 부르며 "이들이 엄청난 힘과 속도로 세상을 흔들 때 우리도 백 보 천 보 보폭을 맞춰서 뛰어야 한다"고 자신의 SNS에 언급했다. SK그룹은 이들과 거대언어모델(LLM), 산업용 AI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AI 사업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
지난 6월 미국 출장길에 오른 최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 현지 정보기술(IT) 업계 인사들을 연이어 만났다. 앞서 엔비디아, TSMC 등 반도체 리더들과도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최 회장의 이런 행보는 그룹의 AI 전략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다. SK그룹은 지난달 28~29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2026년까지 80조원의 투자 재원을 확보해 AI와 반도체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SK가 해온 그린, 첨단소재, 바이오, 디지털 등 중장기적 투자를 잠시 미뤄두고 AI로 투자 방향타를 돌린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금 미국에서는 AI 말고는 할 얘기가 없다고 할 정도로 AI 관련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며 "그룹 보유 역량을 활용해 AI 서비스부터 인프라까지 'AI 밸류체인 리더십'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밸류체인 조성에는 SK의 전 멤버사가 투입된다. SK 관계자는 "AI와 밀접한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을 중심으로 사업 재편이 이뤄질 예정이지만 에너지 계열사의 역할도 있다"며 "에너지 사업은 AI나 반도체 전력 수요 충당 관점에서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장 건설 시 RE100(재생에너지 100%)을 요청받고 있는데, 내부적으로도 재생에너지와 AI, 반도체가 같이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막대한 전력이 있어야 하는 AI를 위해서는 전력 생산 효율성이 시급한 과제가 되며, 생산된 전력을 수요에 맞춰 공급하는 에너지 솔루션의 운영 효율성을 AI가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에너지 계열사들의 행보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에너지 솔루션과 AI를 연결 짓는 것은 무리"라며 "에너지기업들은 기존처럼 캐시카우의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AI에 투자하는 경제적 밸류체인으로 기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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