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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연기금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에서 자금을 빼고 있다. 밸류업 정책이 확정된 5월 이후 두 달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인 가운데 시장 주도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은 6월 한 달 간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총 705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가 순매도한 금액(2조5183억원)의 28% 수준으로, 기관계 가운데 순매수 1위다. 특히 지난달 17일 이후 28일까지 1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이 기간 팔아치운 금액은 5822억원에 이른다.
연기금은 지난 5월에도 9909억원 매도 우위를 보인 바 있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발표에 맞춰 지난 2~4월 ‘사자세’를 유지하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연기금이 매도 우위로 돌아선 시점은 지난 5월 초 당국이 밸류업 가이드라인을 공개한 시점과 맞물린다.
지난달 연기금은 대형주 위주로 순매도에 나서면서 차익실현에 집중했다. 기존 주도주였던 반도체를 비롯해 최근 모멘텀이 부각된 전력설비, 화장품 대형주 위주로 팔았다.
연기금은 6월 한 달 간 삼성전자(-2510억원)와 SK하이닉스(-1605억원)를 가장 많이 팔았는데 SK하이닉스의 경우 지난달 주가가 25% 뛰었다.
HD현대일렉트릭(-621억원)과 LS일렉트릭(-557억원), 한국전력(-428억) 등 대표적 전력설비주를 팔았다. LG생활건강(-541억원)과 아모레퍼시픽(-526억원) 등 화장품 대장주도 순매도했다.
매도 공세 속에서 연기금이 순매수한 종목 상당수는 새내기주였다. HD현대마린솔루션(950억원), 에이피알(879억원), 에코프로머티(685억원) 등은 지난해 말에서 올해 상반기 상장한 종목들이다.
연기금이 새내기주를 상장 초기에 대량 사들이는 것은 매년 반복되는 흐름이다.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형태의 패시브 투자를 늘리고 있는 연기금으로선 대형 기업공개(IPO) 종목이 상장하면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충족될 때까지 기계적으로 매수할 수밖에 없다.
비슷한 맥락으로 셀트리온(1255억원)도 연초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됨에 따라 연기금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실적 개선 모멘텀이 급부상한 포스코인터내셔널(710억원)과 LG전자(607억원), 조선주 가운데서는 HD현대중공업(407억원)과 HD현대미포(382억원) 등을 대거 순매수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51% 뛰면서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 신한투자증권 박광래 연구원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4분기 발전부문의 실적이 돋보일 것”이라며 “동해 가스전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이 내년에는 소멸될 수 있어도 구동모터코아 흑자 전환, 세넥스에너지 판매량 증가 등 본업 경쟁력 회복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의 현재 국내주식 비중이 올해 목표치(15.4%)를 크게 밑돌고 있어 이를 채우기 위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4월 기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투자 비중은 13.8%로 1월(13.2%) 이후 줄곧 목표치를 밑돌고 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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