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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미술관서 전시한 이중섭·박수근 그림 '가짜'..파문 확산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1 18:16

수정 2024.07.01 18:16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ACMA) 전시에서 박수근의 그림으로 소개되며 전시됐던 '와이키키 해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뮤지엄(LACMA) 전시에서 박수근의 그림으로 소개되며 전시됐던 '와이키키 해변'.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인 로스앤젤레스카운티뮤지엄(LACMA)에서 최근 개최된 전시에 나온 이중섭·박수근 작가의 그림이 위작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다. 미술관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전시 도록 발행을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1일 미술계에 따르면 LACMA는 지난 2~6월 열린 '한국의 보물들: 체스터&캐머런 장 컬렉션'에 출품된 이중섭, 박수근 그림에 위작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미술관 측은 지난달 26일 한국 전문가 4인을 초청해 특별 감정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해당 간담회는 홍선표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 태현선 삼성미술관 리움 큐레이터, 김선희 전 부산시립미술관장이 참석해 작품의 진위 여부를 감별했다.


미국 미술관이 한국 전문가를 초청해 작품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간담회를 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작품을 감정한 한국 전문가들은 이중섭과 박수근 작품으로 출품된 각 2점에 대해 위작 의견을 제시했다.

이중섭의 '기어오르는 아이들'이라는 타일 작품은 1950년대 이중섭의 세로로 된 원작 '장대놀이 하는 아이들'을 가로로 바꿔 그린 복제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대해 이중섭의 작품으로 소개된 ‘황소를 타는 소년’ 역시 위작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황소의 눈을 표현하는 작가 특유의 기법이나 몸체에 대한 묘사가 다르며, ‘중섭’ 서명의 ‘ㅅ’ 자 획도 잘려져 있고 그 자리가 여백이 아니어서 진작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밖에 박수근의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와이키키 해변’에 대해서도 진품과 거리가 먼 짜깁기 그림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당시 미국 수집가의 요청으로 사진 등을 본떠 서명 없는 주문용 상품 그림을 작가가 제작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일부 의견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로 서구권의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도와 진위 검증 수준이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비판이 지배적이다.

한편, LACMA는 지난 2021년 한국계 미국인 체스터 장과 그의 아들 캐머런 장으로부터 회화·도자·수석 등 100점을 기증 받았다.
이번 전시는 기증품 중 고서화와 근대미술품 등 35점을 선정해 출품한 기획전으로 주목 받았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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