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단독 전체회의 불출석 공방도
여야가 2일 3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참사의 책임 소재를 놓고 열띤 공방전을 펼쳤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소방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금속 화재 관련 안전관리와 대응책이 미비했음을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여야와 정부 관계자들은 지난 24일 발생한 화성 공장 화재와 전날 밤 일어난 서울 시청역 인근 교통사고의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로하는 묵념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이 장관은 화성 화재 사고 대책과 관련해 "화재 발생 당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범정부적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며 "현재는 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피해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각종 지원 사항을 안내,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임 3일 차인 허석곤 신임 소방청장을 대신해 소방청 상세보고를 진행한 이영필 대응국장은 다수의 인명피해 발생 원인으로 △초기 화재 진화를 시도하여 대피가 늦어진 점 △배터리 연쇄 폭발로 42초 만의 급격한 연소가 확대돼 대량의 유독가스가 발생한 점 △화재가 출입구 부근에서 발생해 대피가 어려웠던 점을 짚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소방청에서 예측이 가능했던 사고라는 점을 들어 "이 사고는 인재이고, 소방청이 대응을 잘 못한 거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그저 소화기로만 초기 대처를 한 부분이 화재 대응책이 전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따졌고, 양부남 민주당 의원도 "리�Z 전지가 발화됐을 때 소화하는 훈련을 했었어야 했다. 이제서야 리튬전지를 전수조사 하는 건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라고 꼬집었다. 모경종 민주당 의원은 리튬 배터리 공장이 중점 관리 대상에서 제외돼있는 것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여야 위원들의 질의를 받은 허 청장은 "배터리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기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도 대응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연구·개발 및 소방 시설관리 기준·제도 개선 등을 약속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도 화성 화재 사고와 관련 국무회의에서 "첨단 신산업의 화재 유형과 원인을 철저하게 조사해 더 과학적인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안위 회의에서는 야당이 단독으로 진행한 지난 전체회의에 이상민 장관이 출석하지 않은 점을 두고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장관에게 불출석에 대한 사과 표명과 재발 방지를 요청했고, 이 장관은 "21대에서도 여야가 협의에 의한 위원회만 출석을 해왔다. 국회의 관행은 법률 못지않게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방이 이어지자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장관이 충분히 유감 표명을 했다며 화성 공장 사고 관련 현안질의를 서둘러 진행해야 한다고 수습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