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울타리를 둘러싼 말다툼… 우리는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을까 [Guideposts]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2 18:58

수정 2024.07.02 18:58

애플파이로 사과하기 지니 휴즈
철조망을 세우고 싶다는 옆집은 우리부부와 언쟁을 벌인 이후
인사를 건네도 받지 않았다
이웃을 사랑하라 쓰인 접시에 파이를 구워 그집에 찾아갔다
"화해의 메시지가 전해지길…"
얼마후 그집 부인에 손을 흔들자 그쪽도 내게 아는 척을 했다
아직도 남편쪽은 날 피하지만
관계회복이 더디더라도
주의 인도를 따를 것이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허리케인에 사는 지니 휴즈(오른쪽)는 옆집과 울타리 문제로 작은 다툼을 벌인 뒤 화해의 의미로 애플파이를 만들어 보냈다. 이웃과의 관계회복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레위기 19장 18절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허리케인에 사는 지니 휴즈(오른쪽)는 옆집과 울타리 문제로 작은 다툼을 벌인 뒤 화해의 의미로 애플파이를 만들어 보냈다. 이웃과의 관계회복에 시간이 걸리더라도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레위기 19장 18절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서였다.

옆집 부부가 우리 집 현관에 서 있었다.

"두 분의 흰색 플라스틱 울타리에 저희 철조망 울타리를 붙이고 싶습니다.
"

여자가 말했다.

"그건 안 될 것 같습니다."

남편 로저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집 울타리는 경계선 안쪽에 있어요. 그래서 두 울타리 사이의 잔디를 모두 깎고 다듬어야 한다고요."

"정말 말도 안 돼."

남자가 목소리를 높이며 말했다.

"우리에게는 경계선에 울타리를 설치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의 대답도 듣지 않고 그 부부는 화가 나서 떠났다.

"여기 서서 저 남자랑 당신이 얼마나 많이 정치 이야기를 나눴는데."

내가 로저에게 말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저 집 남편이 출장 간 동안 작년에 내가 마당 정리를 도와줬잖아."

로저가 말했다.

그러고부터 그들은 우리 부부가 손을 흔들며 인사해도 받아 주지 않았다. 나는 그날의 언쟁을 잊어 보려 했지만, 뻔뻔하게 자기가 일을 보는 동안 자신의 개가 담장이 없는 우리 집 앞마당에 들어가게 내버려 두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한 구절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울타리가 튼튼해야 좋은 이웃이 된다."

몇 주 후, 나는 버터 접시가 깨져 하나 사러 갔다가 진열대에 놓인 파이 접시를 보았다. 제일 위쪽에 놓인 아이보리색 접시에는 파란색으로 '네 이웃을 사랑하라'라고 씌어 있었다.

"네, 주님.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나는 그 접시를 사고 그래니스미스 사과(사과 품종 중 하나)도 잔뜩 담았다.

그날 오후, 파이 반죽을 밀면서 반죽이 찢어지지 않고 크러스트 위와 아래가 분리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나는 사과의 의미를 담은 그 파이가 완벽하길 바랐다.

"옆집 부부가 내 마음을 받아 주면 좋겠어."

남편 로저에게 말했다.

"어쩌면 이 빵에 너무 많은 믿음을 주고 있는지도 몰라."

파이가 식자마자 나는 옆집으로 향했다. 겁이 나서 되돌아올 뻔했지만 용기를 내어 초인종을 눌렀다. 그 집에서 키우는 테리어 강아지가 미친 듯이 짖는 소리가 들렸다.

"제발, 남편 말고 부인이 나왔으면 좋겠다."

다급하게 내뱉었다. 문이 열렸다. 부인이 나왔다.

"안녕하세요! 같이 먹으려고 애플파이 좀 만들었어요."

내가 말했다. 그가 손을 뻗더니 조용히 내 손에 있던 파이를 가져갔다.

"접시는 돌려주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말했다. 그는 나를 잠깐 쳐다보더니, 천천히 문을 닫았다.

나는 걸어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상하게도, 거절당했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정말, 오히려 그 반대의 느낌이었다. 나는 파이를 자르며 그릇 바닥에 새겨진 '네 이웃을 사랑하라'는 문구를 발견하는 부인의 모습을 상상했다. 제발, 그 메시지가 잘 전달되길.

며칠 후, 앞마당에 나갔다가 옆집 부인이 트럭을 타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손을 번쩍 들어 인사했다. 여자도 손을 흔들어 인사해 주었다.

집으로 뛰어 들어가 남편을 발견하고 말했다.

"여자가 나한테 손을 흔들었어!"

"당신 애플파이가 별로였던 것 같다고 걱정했잖아."

남편이 말했다. 옆집 남편이 경계선에 철조망을 설치했을 때도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 비록 담장 사이에 있는 잔디를 깎을 수는 없지만, 우리는 그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리 관계를 더 악화시킬 필요가 없어 보였다. 울타리가 별로일 때도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

옆집 부인은 손을 흔들며 인사까지 해 준다.
하지만 그 남편은 여전히 우리를 피한다. 그러나 괜찮다.
우리의 이웃 관계 회복이 불가능한 일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개입을 따를 것이다.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The Apple Pie Soulution

Our next-door neighbors stood on our front porch. "We want to attach a chain-link fence to your white vinyl one," the wife said.

"That's not going to work," my husband, Roger, said, shaking his head. "Our fence is inside the property line. We need to mow and trim between the two fences."

"That's ridiculous," the husband said, his voice rising. "We have every right to put our fence on the edge of our property!"

Before we could respond, the couple stormed off. "So much for the times you sat out here with him talking politics," I said to Roger.

"And to think we helped her with yard work last year when he was out of town," Roger said.

From that point on, our neighbors refused to acknowledge our waves hello. I tried to forget about the argument, but then they had the gall to start letting their dog use our unfenced front yard to do his business. I couldn't help but think of what Robert Frost once wrote: "Good fences make good neighbors."

A few weeks later, I was out shopping for a replacement for my broken butter dish when I noticed a display of pie plates. The ivory one on top of the stack had LOVE THY NEIGHBOR spelled out in blue.

"Okay, God," I said. "I get the message." I bought the plate and loaded up on Granny Smith apples.

That afternoon, as I rolled out the dough for the pie, I prayed that it wouldn't tear, and that the top and bottom crusts wouldn't separate. I wanted my peace pie to be perfect. "I hope they'll accept my gesture," I told Roger. "Maybe I'm putting too much faith in my baking."

Once the pie had cooled, I headed next door. I almost chickened out and turned back, but then forced myself to ring the doorbell. I could hear their terrier start barking like crazy. "Please let it be the wife and not the husband who comes out," I whispered.

The door opened. It was the wife.

"Hi! I baked this apple pie for you," I said. She reached out and silently took the pie from my hands. "Please keep the plate," I sputtered. She just looked at me for a moment, then slowly closed the door.

I walked back to our house. Oddly enough, I didn't feel rejected at all. Quite the opposite, in fact. I envisioned the wife slicing into the pie and discovering LOVE THY NEIGHBOR written across the bottom of the dish. Hopefully, that message would get through.

A few days later, I was out in the front yard when the wife passed me in her truck. My hand shot up in greeting. She returned my wave.

I ran into our house and found Roger. "She waved back at me!"

"And you were worried your apple pie wasn't good," he said.

Still, we weren't surprised when the husband put up a chain-link fence right at the property line. Although we can't trim between the fences, we didn't say anything to the neighbors. It just didn't seem worth damaging our relationship further. Maybe even bad fences can make good neighbors.

Meanwhile, the wife keeps waving and even says hello. Her husband still shuns us. But that's okay. I'll keep following those heavenly nudges, even though restoring our neighborly relationship might seem like pie in the sky.

글·사진=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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