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전직 교수와 조폭, 장애인단체 보조금 꿀꺽

변옥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2 09:59

수정 2024.07.02 19:00

임직원 매수해 국고 5억 빼돌려
사업운영권 미끼로 투자자 모집도
전직 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젊은 세대 조폭과 결탁해 장애인단체에 주어진 사업운영권을 불법 운영해 각종 보조금과 사업비를 빼돌리다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및 보조금관리에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7명을 검거해 교수 A씨와 조폭 B씨 2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8년부터 2년여간 각종 장애인 이권 사업을 주겠다고 속여 피해자 10여명으로부터 23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019년께 C장애인단체를 장악해 2년여간 장애인 활동지원 국고보조금 5억 7400만원 상당을 부정 수급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회복지학 교수 출신이란 이력을 이용해 C장애인단체에 들어가 조폭 B씨와 노인복지단체 대표와 요양보호사·사회복지사 등을 끌어들여 매수, 해당 단체를 장악했다.


앞서 A씨와 B씨는 지난 2018~2019년께 장애인단체에 주어지는 수익사업 운영권을 사적으로 영위해 6000만원 상당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나아가 단체의 공익성을 내세워 투자자를 물색한 뒤 "입지가 좋은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주겠다" 속여 3억 4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것을 확인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B씨는 각종 장애인 이권 사업을 주겠다고 꼬드겨 10여명의 피해자로부터 19억 6000만원을 사적으로 취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실제 해당 자치단체로부터 C단체에 사업권이 주어졌으나 이를 실제 장애인 사업에 활용하지 않고 피해자들로부터 입금받은 돈을 사적으로 영위했다는 것.

경찰 조사결과, B씨는 계좌개설 시 금융기관에서 부기명 표기에 별다른 조건을 두지 않는 점을 악용해 개인 계좌를 개설하면서 부기명에 장애인단체 명의를 임의로 넣었다.
이를 통해 피해자들이 단체의 법인계좌로 믿고 의심 없이 금전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난 3월께 피의자들을 상대로 같은 사안의 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피해자들의 고소장이 각 경찰서에 연쇄적으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부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와 협업 수사를 개시해 6개월 만에 증거를 확보, 이들의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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