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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세 '대배우' 이순재 "10㎏ 빠지고 목욕탕서 기절…끝인가 했다"

김주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3 08:34

수정 2024.07.03 08:3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배우 이순재(89)가 남몰래 겪었던 건강 악화를 고백했다.

이순재는 1일 방송된 채널A 시사·교양 프로그램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에 출연해 작년 연극 활동 중 약해진 몸 상태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연극 ‘리어왕’을 하면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졌다”며 “그때 작품 4개를 연달아 계속했다. ‘아트’ ‘장수상회’ ‘갈매기’를 마치고 ‘리어왕’으로 넘어갔는데 일이 물리니까 침을 맞아가며 버텼다”고 설명했다.

이어 “쓰러지지 않고 잘 버텼는데 그 뒤에 목욕탕에서 쓰러졌다”며 “당시 ‘아, 이건 내 인생 끝이구나’ 생각했었다. 병원 응급실에 갔더니 머리는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이순재는 ‘리어왕’에서 최고령 리어왕 역을 맡아 2시간이 넘는 독백 연기를 펼쳤고, 작품은 전 회차 매진 기록을 쓰며 관객들을 열광케 했다.

아찔했던 사고에도 이순재의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일어나서 한 달도 안 돼서 약속된 드라마를 찍기 시작했다”며 “촬영을 6개월 이상 강행했더니 결국 눈에 무리가 와서 백내장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순재는 시력 회복이 덜 된 상황에서도 제작사 측 사정을 고려해 “내 표정만 잘 보이면 촬영 하자”며 연기 투혼을 펼쳤다고 한다.

이날 이순재는 무용수로 활동하다 자신과 결혼한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연애 시절에는 러브레터를 썼지만 결혼 후엔 단 한 통도 쓰지 않았다”며 “결혼기념일도 기억 못 하고 애정 표현도 못 하지만 살아보니 아내뿐”이라고 말했다.

이순재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해 지금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펼치는 대배우다.
그는 앞서 지난 3월 극단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함께 활동했던 연극배우 고(故) 오현경씨의 영결식에서 “나도 곧 갈테니 우리 가서 다 같이 한번 만나세”라는 작별 인사를 건네,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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