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던 테슬라...BYD 제치고 세계 최고 전기차 기업 유지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3 11:00

수정 2024.07.03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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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분기 총 44만3956대의 차량 인도 발표
시장 예상보다 많은 인도량으로 주가 10% 폭등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베팅한 머스크
꾸준한 인도량과 영업 마진 증가 필요
테슬라의 SUV 모델 X(오른쪽)와 세단 모델 3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테슬라의 SUV 모델 X(오른쪽)와 세단 모델 3가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전기차 경쟁 심화 속에서도 테슬라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차 인도 실적을 내놓으면서 세계 최고의 전기차 기업 지위를 유지했다. 테슬라의 차 인도량은 2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예상만큼 줄어들지 않아서 경쟁사인 중국의 비아디(BYD)를 앞질렀다. 때문에 올초 대비 16% 이상 하락했던 테슬라 주가는 양호한 실적발표로 당일에만 10% 이상 급등했다.

2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올해 2·4분기에 총 44만3956대의 차량을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46만6140대) 대비 4.8% 감소한 것으로 올 1·4분기에 이어 2·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전년 대비 인도량이 줄었다.

그렇지만 이같은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은 시장 전망치보다 높았다.
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실적이 이보다 더 나쁠 것으로 내다봤었다. 시장분석 업체 LSEG는 테슬라가 올 2·4분기 테슬라가 43만8019대의 차량을 인도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테슬라의 경쟁사인 BYD는 올 2·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42만6039대의 차를 인도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인도량을 넘지 못했다. 테슬라가 세계 최고 전기차 판매기업 지위를 유지한 까닭이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경쟁 심화속에서 자율주행 로보택시와 옵티머스 로봇에 승부수를 던졌다.

테슬라는 오는 8월에 로보택시 디자인을 공개할 예정이다. 테슬라의 기술이 집약된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는 내년에 제한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 김세엽 북미사무소 소장은 "테슬라 입장에서 로보택시나 옵티머스가 당장 돈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의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퀀텀점프(비약적 성장)를 돕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의 이런 베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테슬라의 수익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BYD 등 다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많은 경쟁 제품을 출시하면서 테슬라는 차 가격을 낮추고 있다. 차량 가격 인하는 수익 감소를 뜻한다. 때문에 한때 업계 최고 수준이었던 테슬라의 영업 마진은 2022년 1·4분기 16.8%에서 올해 1·4분기에 5.5%까지 뚝 떨어지고 있다. 영업 마진이 줄면서 머스크 CEO는 정리해고 등으로 비용을 절감 중이다.

머스크 CEO는 자신의 승부수에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소비자들은 테슬라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월스트리트의 의견은 엇갈린다.

웰스 파고의 애널리스트 콜린 랭건은 "테슬라 수요 감소와 가격 인하에 따른 수익률 감소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테슬라가 더 많은 가격 인하와 인도량 감소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영업 마진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반대로 웨드부시의 애널리스트 댄 아이브스는 "2·4분기에 테슬라는 엄청난 실적 회복을 했다"면서 "성장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날들이 올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수석 애널리스트 벤 칼로 역시 "우리는 테슬라의 강력한 인도량에 고무돼 있다"라고 진단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사진=홍창기 기자
테슬라의 사이버트럭. 사진=홍창기 기자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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