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온라인을 중심으로 서울시청 역주행 교통사고 원인에 대한 여러 추측성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
특히 운전자가 동승자인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고 차를 몰다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사실인양 확산됐다. 차량 블랙박스에 아내와 싸우는 대화 내용이 담겼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루머가 사실처럼 받아들여지면서 운전자와 동승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지난 2일 밤 공식 자료를 통해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시청 교차로 교통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구체적 결론이 나오지 않았으며,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의 보도로 사실 왜곡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유의 부탁드린다"고 했다.
대형 사건·사고 이후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추측성 루머가 만들어지는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는 경찰력 낭비 등으로 이어진다.
대표적으로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인 골목길에 각시탈을 쓴 남성 2명이 아보카도 오일을 뿌려 미끄럽게 만든 뒤 사람들을 넘어뜨리게 했다는 루머가 만들어져 논란이 된 바 있다. 루머가 확산되자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경찰력을 투입해 해당 루머를 수사했고 의혹을 받은 남성 2명에 대한 수사까지 펼쳤지만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이외에도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사고를 누군가가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루머가 계속해서 만들어져 여러 차례 관련 수사를 진행했었지만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다.
루머는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기도 했다. 이태원 참사의 경우 유명인이나 연예인을 보려고 사람들이 몰리게 되면서 사고로 이어졌다는 내용이었다. 대부분 사실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당사자들은 루머로 고통을 받았다.
지난해 서이초등학교 교사가 숨진 사건을 두고도 사건 당시 온갖 루머가 빗발쳤다. '여야 국회의원이 이번 사건에 연루가 돼 있다', ' 보도를 막고 있다'는 식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수사 당국의 조속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보가 알려지지 않으면 음모론 같은 루머가 확산된다"며 "경찰이 초동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시청 역주행 교통사고의 경우) 블랙박스와 같은 정보는 초동 수사 과정에서 충분히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또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공신력 있는 정보 공급처에서 제대로 된 정보를 전파하지 않아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이 여러 말을 전하고 있어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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