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에서 야당인 노동당이 약 20년 만에 정권을 탈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리시 수낵 총리의 보수당이 역대 최악의 패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3일(현지시간) 여론 조사에서 케어 스타머가 이끄는 노동당이 하원 의석 430여 석을 확보해 정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됐다고 보도했다.
영국 총선은 하루 뒤인 4일 치러진다. 오전 7시 투표가 시작돼 밤 10시까지 이어진다.
430석이 넘는 의석 수는 노동당 전성기를 이끌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인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이 179석으로 과반을 차지한 것보다 더 큰 승리다.
노동당은 2005년 총선 승리를 끝으로 20년 가까이 보수당에 패했다.
여론조사에서 수낵의 보수당은 역대 최악의 선거 참패를 경험했던 1906년의 156석보다 의석 수가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수낵 측근인 멜 스트라이드 노동연금부 장관은 "노동당이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압승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노동당의 스타머는 노동당이 정권을 인수할 준비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그는 "노동당은 (정권 수립 가정을 토대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노동당이 '초과반' 압승을 하도록 놔두면 위험하다고 유권자들에게 호소했지만 잘 먹혀들지 않았다.
수낵은 유권자들에게 보수당이 국정 운영에서 노동당에 맞서 충분히 반대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여론은 보수당에 냉담하다.
전통적인 보수당 지지 세력이었던 루퍼트 머독의 타블로이드 신문 선도 스타머 지지를 선언했다.
선은 "보수당이 탈진했다"고 못 박았다.
여론조사에서 영국 유권자들은 노동당에 압도적인 우위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됐다.
유고브가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하원 650석 가운데 과반을 훨씬 넘는 43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집권 보수당은 102석에 그칠 전망이다.
431석은 보수적인 전망 가운데 하나다.
전날 공개된 서베이션 MRP 여론조사에서는 노동당이 484석, 보수당은 고작 64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당 압승에 일조할 요인은 극우 니젤 파라지의 리폼UK(영국개혁) 정당이었다.
리폼UK는 고작 3석밖에 확보하지 못하겠지만 보수당 표를 상당분 잠식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국민당은 18석을 확보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스코틀랜드에서 늘 1당이었지만 이번에 노동당에 1당 자리를 내어줄 전망이다.
한편 유고브 여론조사에서는 제러미 헌트 재무장관, 그랜트 샵스 국방장관, 하원 보수당 대표 페니 모던트 등 핵심 보수당 인사들도 패배할 것으로 예상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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