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 미약범죄수사대(마수대)는 의원 2곳의 의사 2명과 병원 관계자 14명, 투약자 26명 등 4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송치했다고 4일 밝혔다. 의사 2명의 재산 19억9775만원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 보전 결정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약물에 취해 롤스로이스 차량을 운전하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가해자 신모씨(28)에게 마약류를 처방한 의사 염모씨 등 병원 관계자 7명은 미용 수술을 빙자해 내원자 28명에게 미다졸람, 디아제팜, 프로포폴, 케타민 등 수면마취제 계열 마약류 4종을 총 549회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1회 투약할 때 30~33만원을 받으며 총 8억5900만원을 취득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오남용 점검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 명의(91명)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거나 식약처장에게 마약류 투약 기록을 거짓 보고 하는 등 진료기록을 수정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은 염씨에 대해서는 롤스로이스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추가로 적용해 이날 함께 검찰로 넘겼다. 경찰은 염씨가 의료법 등에 규정된 '환자의 안전한 귀가 의무'를 다하지 않고 약물 운전이 예상되는 상태에서 신씨를 퇴원시켜 사고가 났다고 판단했다.
앞서 염씨는 신씨에게 마약류를 처방하고 환자들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13일 징역 17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관리법상 마약류로 관리되는 의약품은 아니지만,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면서 오남용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에토미데이트로 불법 투약 영업을 한 의사 등에 약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내원자 75명에게 에토미데이트를 총 8921회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1회 투약에 10~20만원을 받아 총 12억5410만원을 취득했으며 약사가 없음에도 '의약품 판매'와 '투약 및 수면 장소 제공' 모두를 내원자에게 제공했다. 이들은 의사만이 투여 가능한 에토미데이트를 간호사, 간호조무사가 단독 투여한 혐의도 받는다.
경찰 관계자는 "에토미데이트는 형사처벌 대신 과태료로 처분이 끝난다는 이유로 위법이 아니라며 권하는 경우가 많다"며 "에토미데이트를 마약류로 지정하거나 마약류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로 지정해줄 것을 식약처와 법무부 등에 제언했다"고 덧붙였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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