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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달래기 나선 현대차, 주 4.5일제 도입하나

최종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4 18:36

수정 2024.07.04 18:36

10~11일 파업 카드 꺼내자
사측 "근로시간 단축 검토"
노측 제안 받아들일지 촉각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교섭을 압박하기 위해 또다시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대차 노조는 오는 10~11일 부분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의 강경 행보에 사측은 근로시간 단축 등 일부 요구안을 긍정 검토하겠다며 노조 달래기에 나섰다. 노조가 올해 임금협상에서 주 4.5일제 근무제를 요구한 상황이라 사측이 이를 수용할 지 주목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최근 임금협상 본교섭에서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의견 접근을 이뤘다. 노사는 '국내외 노동시간 단축 사례 연구 및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향후 노동시간 단축 등 개선 방향성에 대해 지속 연구 논의한다'는 입장을 공유했다.


앞서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금요일 4시간만 근무하는 주 4.5일제 근무제 도입도 요구안에 담았다. 현대차 노조가 근로시간 단축을 공식 요구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올 들어 현대차 노조는 역대급 기본급·성과급 인상,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며 회사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달에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었고, 오는 10~11일에는 주·야간조 모두 4시간씩 부분 파업에 나서겠다며 압박하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나서면 6년 만이다.

현대차는 과도한 기본급 및 성과급 인상에 난색을 표하면서도 노조 요구를 일부 수용하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사는 2026년까지 생산직 1100명 채용에 잠정 합의했고, 최근에는 주 4.5일제 도입 요구에 대해서도 국내외 사례를 연구해 개선 방향을 함께 찾아보기로 한발 물러섰다.

구체적인 문구는 아니지만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당장 제도가 도입되지는 않더라도, 금요일 4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노조는 고임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것이어서 갈등의 소지는 남아 있다. 포스코 등 일부 대기업들이 사무직 직원을 대상으로 격주 주4일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근로시간 자체를 줄인 것은 아니다.
포스코는 2주간 총 80시간의 근무 시간을 채우면 2주차 금요일을 쉬는 구조여서, 전체 근로 시간은 이전과 동일하다.

업계에선 현대차뿐만 아니라 기아와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전반으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시간 생산시스템 방식을 갖추고 있다"면서 "계열사 간 물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서 완성차의 근무 체제가 바뀔 경우 부품 계열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구조"라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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