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스캠 코인 피의자 만난 지방경찰청장 불기소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4 18:47

수정 2024.07.05 13:31

공수처 "사적이해관계자 미해당
신고의무 없어 직무유기 아니다"
수사 대상이었던 '스캠 코인(사기 코인)' 관련 업자를 접견실에서 만나 이해충돌방지법을 어겼다는 의혹을 받아온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이 혐의를 벗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고위공직자수사처는 지난달 20일 이해출돌방지법 위반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된 홍기현 경기남부경찰청장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홍 청장은 스캠 코인에 가담한 혐의로 수사를 받는 스포츠 블록체인 플랫폼 위너즈의 전 대표 최모씨를 자신의 접견실에서 만나고 사진을 촬영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됐다.

공수처는 홍 청장이 최씨를 접견실에 초대하고 함께 사진 촬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홍 청장이 이해충돌방지법을 위반하거나 직무를 유기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했다. 불기소 결정서에 따르면 이해충돌방지법상 수사 직무를 수행하는 공직자는 직무관련자가 사적이해관계자임을 안 경우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소속기관장에게 회피 신청을 해야 하지만, 최씨의 경우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직무 유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한다.

공수처는 "최씨는 이해충돌방지법 제2조 제6호의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고, 피의자에게 신고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피의자가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을 직무수행을 거부하거나 그 직무를 유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적시했다.


또 "최씨 등이 '사적이해관계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해충돌방지법에는 '사적이해관계자'임을 알고도 이를 신고하지 않은 것을 형사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며 "과태료에 처하도록 돼 있는 규정에 대해 신고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 직무유기죄로 형사처벌하는 것은 형법이 법적 통제의 최후수단이어야 한다는 의미의 보충성에 반한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고발한 홍푸른 디센트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위너즈 주범들은 2020년부터 사기범행을 저지르고 있었고 2021년 초반부터 수사를 진행한 김포경찰서는 2024년 초까지 피의자들을 송치하지 않았다"며 "수사가 늦어지고 있는 와중에 최씨가 관할 경찰청장을 접촉한 사실이 인정됐음에도 불기소결정이 내려진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 퇴임이 유력했던 홍 청장은 공수처 수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명예퇴직 방식으로 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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