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검사, 방송통신위원장 등 정부 인사와 대통령을 향한 탄핵을 무기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번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이 탄핵소추를 추진한 현직 검사만 7명을 포함해 총 10명의 정부 인사에 대한 탄핵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신중하게 사용해야 할 탄핵소추안을 남발하며 엄중하고 신중해야 할 입법부의 무게를 스스로 떨어뜨렸다.
자당 대표를 향한 수사를 진행한 검사들을 탄핵한 것은 국민들을 설득하지 못했다.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는 정치는 결국 대한민국 정치의 후퇴라는 폐해를 낳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 정치인들은 인구의 1%도 되지 않는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고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나머지 99%의 국민을 바라봐야만 한다.
정부·여당도 마찬가지다. 2년여 여당을 출입하는 동안 협상이나 원내대표의 개인기로 소수여당의 불리함을 뒤집은 상황은 손에 꼽을 정도다. 채 상병 특검법 등 국민적으로 의혹이 해소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여당이 적극 협상에 나서 야당을 설득해야만 한다. 야당과 제대로 된 협상 없이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꺼내들며 강대강 대치로 이어진다면, 정부·여당은 하는 일이 무엇인가. 헌법상 보장돼 있는 재의요구권만이 여당의 생존전략은 아니지 않은가.
민생을 바라보지 않는 여당의 정치는 전당대회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집권여당의 대표가 되겠다는 후보들은 구체적인 비전 없이 비방과 난타전만 반복하고 있다. 민생을 위한 현안 논의는 뒤로 내팽개쳐둔 채 당선에만 목을 매는 후보들의 모습이 마치 당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한 것처럼 보인다. 후보들은 비방전 대신 미래를 설계할 방안과 정부·여당으로서의 미래 가치를 설명해야만 한다.
결국 방패 없는 창과 창의 대결이 이어지면 피해는 국민들이 입는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듯이, 여야가 목표 없이 휘두른 창은 결국 국민을 향하게 된다.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 국민들이 겪고 있는 파고는 여야 간 정쟁에 높아져만 간다. 파고가 국민을 휩쓰는 순간, 국회와 여야는 책임론을 피할 수 없다. 여야는 지금이라도 창을 내려놓고 테이블로 나와야만 한다.
theknight@fnnews.com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