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보장약정이 무효면 체결된 조합가입계약도 무효
계약 무효로 분담금은 ‘부당이득금’ 돼
계약 무효로 분담금은 ‘부당이득금’ 돼
서울중앙지법 민사88단독(임상은 판사)은 최근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이 지주택 분담금 전액 반환을 주장하며 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조합은 조합원에게 분담금 전액을 반환하라”며 원고인 조합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지주택조합의 환불보장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정관이나 규약에 정한 바가 없으면 반드시 총회결의를 거쳐야 하는데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약정이 무효가 되고, 약정이 무효가 되면 조합가입계약 자체도 무효가 된다”면서 “조합가입계약이 무효가 되면 납입된 분담금은 부당이득이 되므로, 지주택 조합은 조합원에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은 지주택 환불보장약정의 무효와 분담금 반환에 대한 최초의 판결이다.
재판부는 “지주택 환불보장약정에 따라 분담금 전액을 그대로 반환받을수 있는지 여부는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중요한 요소”라면서 “조합원이 분담금 전액을 그대로 반환받지 못하더라도 조합가입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총회결의 없는 환불보장약정은 무효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 “환불보장약정이 무효인 이상 ‘일부 무효는 전부 무효’ 법리에 따라 이와 일체로 체결된 조합가입계약도 무효가 되므로, 조합원으로부터 지급받은 분담금 4000만원은 부당이득이므로 지연손해금과 함께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과 관련해 법무법인 YK 윤성준 변호사는 “지주택 가입하며 계약금과 분담금을 납입한 후,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탈퇴하기 위해 가입계약을 취소하려는 경우 이미 납입한 돈을 어떻게 돌려받을지가 항상 문제가 된다”면서 “그간 지역주택조합들은 가입자를 모으기 위해 '사업이 무산되면 납입한 금액의 전액을 반환한다'는 취지의 소위 안심보장약정을 가입계약과 함께 체결해주었는데 이러한 안심보장약정이 포함된 계약은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윤 변호사는 “최근 지역주택조합 탈퇴와 관련해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안심보장약정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지역주택조합으로부터 탈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조합측이 가입자 모집단계에서 토지확보율에 대하여 현저히 기망하였거나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부존재하는 사업계획을 제시하는 등 현저한 사기성이 있다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변호사·법조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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