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시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숨진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령운전자의 면허 제한에 대해 언급했다. 오 시장은 과학적 방법으로 운전자의 반사신경을 평가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책을 만들기 위해 경찰청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은 7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나이를 기준으로 (고령운전자의 면허를 제한하면) 불합리가 생기게 된다"며 "시뮬레이션 운전을 통해 돌발상황에 대한 반응속도를 세밀하게 측정해 반사신경이 떨어지는 운전자에게는 경고를 하거나 운전을 자제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등 과학적 방식으로 제도적 보완을 하는 방안에 대해 경찰청과 논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번 역주행 사고에서는 진입금지를 알리는 표지판이나 신호등이 잘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한다. 방지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며, 인도와 차도 사이 가드레일이 제역할을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역주행을 하게 됐고, 당황을 하니 패달을 잘 못 밟은거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 가운데 진입금지를 알리는 표시를 눈에 띄게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방지턱의 경우 높이가 정해져 있고 규정대로 했기 때문에 더 높였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문제는 가드레일인데 일반적으로 가드레인은 목적에 따라 보행자들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한 것과 차량이 인도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구분하고 목적에 따라 강도에 차이가 있다"며 "사고가 난 곳은 무단횡단을 막는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고를 예상 못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시에선 만 70세 이상 운전자가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원을 지급하는 인센티브를 제공 중이다. 인센티브 규모를 더 높여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가운데 오 시장은 "생업 등을 이유로 운전을 꼭 해야 하는 고령운전자들이 30만원을 준다고 응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힘들다"며 "본인의 선택이 중요하지만 사회적 합의를 통해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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