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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 "여야 동수 구도서 예산안 밤샘처리… 소통 의정 빛났던 순간"

장충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7 18:30

수정 2024.07.07 18:30

'협치'로 2년 임기 마무리
여야 78대 78 '초유의 기록'으로 출발
제11대 전반기 의장으로 '상생' 최우선
싸우지 않는 경기도의회 초석 쌓아
후반기에 '정책합의문' 등 결실 맺기를
시대정신인 '자치분권' 실현도 팔걷어
한시 운영된 발전위원회 상설기구 전환
지방의회법 제정·네트워크 구축 위해
전국 최초로 대외협력 서울사무소 설치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년 간의 임기를 마무리 하며 지방의회법 제정과 '협치'를 후반기 의회에 당부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염종현 경기도의회 의장이 2년 간의 임기를 마무리 하며 지방의회법 제정과 '협치'를 후반기 의회에 당부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협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싸우지 않는 경기도의회를 만드는 것은 경기도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전국 최대 최고 지방의회인 경기도의회 전반기를 책임졌던 염종현 의장이 임기를 마무리하며 당부한 말은 단연 '협치'였다. 지난 2년간 78대 78 이라는 초유의 여야 동수 구조에서 전반기 의장을 맡았던 그는 무엇보다 '상생과 협치'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며 임기를 보냈다. 특히 그는 지방선거에서 도민들이 투표를 통해 만들어 준 '여야 동수' 구조를 '도민의 준엄한 명령'으로 여기며, "오직 상생과 협치로 민생에 힘이 되는 의회 구현을 향해 걸어왔다"며 임기를 마무리 하는 소감을 밝혔다.

염 의장은 "여야 동수라는 의회사상 초유의 기록으로 출발해 오늘에 이르는 2년의 시간이 숨 가쁘게 흘러갔다"며 "엄중한 민의로 이뤄진 균형의 전당에서 의회가 나아갈 방향과 의장의 올바른 역할을 단 하루도 고민하지 않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눈 덮인 벌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말라'라는 서산대사의 시 '답설가(踏雪歌)'의 한 부분을 인용하며 "오늘 내가 걸은 발자국이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기에 내딛는 한걸음 한걸음이 무거웠고 조심스러웠다"며 "가끔 출구 없는 미로에 놓인 막막함도 느꼈지만, 한뜻으로 노력한 155분의 동료의원 덕분에 빛이 보이는 길을 찾아 앞을 향해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도의회는 오는 17일부터 26일까지 '제376회 임시회'를 진행하고 신임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후반기 원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으로, 전반기 임기를 마무리 하는 염 의장을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싸우지 않는 경기도의회…국회와 다른 점은 '협치'

염 의장은 임기를 마치면서 '협치'를 가장 큰 성과인 동시에 후반기 의회에서도 이어가야 할 과제로 꼽았다.

그는 "2년 전 의장 선거에 출마하며 크게 6개 정도의 공약을 제시했고, 빠짐없이 추진한 결과 크고 작은 결실을 맺었지만, 그럼에도 꼭 한 가지 성과를 꼽아야 한다면 단연 '협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경기도의회는 양당 교섭단체 중심으로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등 집행기관과 상생 발전을 위한 소통·협치기구를 만들었고,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했으며, 그 기능을 강화·확대한 여야정 협치위원회까지 실질적 상생 방안을 이어왔다.

염 의장은 특히 "여야 동수의 어려운 환경에서 협치의 싹을 틔워낸 점은 흐뭇하고 자랑스런 결실"이라며 "국회가 대치를 지속하며 국민께 피로감을 주는 상황에서 지방의회 차원의 협치를 제시했기에 더욱 뜻 깊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협치는 "경기도의회 역사에서는 물론이고, 지방의회사에 새로운 방점을 찍으며 지방의회가 나아가야 할 바른 좌표를 제시했다"며 "협치의 강인한 생명력과 끝없는 가능성을 경기도의회에서 증명한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염 의장은 "전반기 2년에 협치의 틀을 잡으며 초석을 놓았다면 후반기 2년에는 경기도민께서 협치의 결실을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결과물들이 도출되기를 기대한다"며 "전반기에 다듬어 온 협치 체계를 적극 활용해 앞으로 '정책합의문' 도출을 비롯한 실체적인 협치의 성과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후반기 의회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 자치분권 발전위원회 상설기구 전환…지방자치 강화

이와 더불어 염 의장은 임기 동안 자치분권 강화에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온 점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염 의장은 "한정적이기는 하지만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보다 강화된 자치와 분권 토대가 마련된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 변화라고 판단했다"며 "자치분권 강화를 위한 실질적 노력을 지속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염 의장은 지난 10대 의회에서 한시적 기구로 운영됐던 '경기도의회 자치분권 발전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전환하고, 시대정신인 지방자치와 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다양한 정책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지방자치의 중심인 지방의회의 위상과 권한을 바로 세우기 위해 도의회 독자적으로, 때로는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과 손잡고, 지방의회법 제정, 교섭단체 예산지원, 자치조직권 및 감사권 확보, 전문위원 정수 현실화 등의 다양한 제도개선 과제를 국회와 정부에 건의했다.

또 주어진 권한을 주체적·능동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의회사무처 인사시스템도 대폭 개선했다.

우선 의회사무처장을 개방형 직위로 변경해 임용하는 등 인사 독립을 통해 독립기관으로서 의회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정확히 선포했다.

이어 효율적 의정활동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전문인력 확보와 전국 최대규모인 78명의 정책지원 전문인력(정책지원관)을 공정하게 선발해 각 상임위에 배치하기도 했다.

염 의장은 "인사는 기관 독립성과 전문성의 핵심 요인으로, 주민 대표기구로서 온전히 바로서야 자치입법기관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의회 염종현 의장 "여야 동수 구도서 예산안 밤샘처리… 소통 의정 빛났던 순간"


■네트워크 확장·서울사무소 설치…더 큰 경기도의회 만들기

그런가 하면 염 의장은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더 큰 가능성을 열어갈 발판을 만드는 데도 주력했다. 법제처를 비롯해 경기도시·군의장협의회, 국회사무처와도 잇따라 상생 협약을 체결하는 등 입법과 의정연수 분야를 넘나드는 강력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 지난 4월 운영을 시작한 지방의회 최초의 서울사무소는 '지방의회법 제정' 위한 실천적 노력의 첫발이 되기도 했다.

염 의장은 "지방의회가 반드시 이뤄야 할 궁극의 목표는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규모·활동 면에서 전국 17개 광역의회의 맏형격인 경기도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지방의회법 제정이라는 목표와 긴밀한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수단을 통합적으로 사고한 결과, 전국 지방의회 최초의 대외협력기관인 서울사무소 설치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사무소 개소는 도의회의 실천적 노력이 집결된 기관으로, 지방의회법 제정을 시작으로 지방의회의 독립성을 혁신하려면, 중앙과의 촘촘한 네트워크를 지원할 거점 기관이 필요하다"며 이같은 시도가 경기도의회의 전문성을 높이고, 나아가 지방의회의 더 큰 가능성을 여는 발판이 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밤샘 예산처리 국회와 다른 모습…"경기도의회 차별적 존재감 증명"

2년 간의 임기 동안 염 의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모습은 2023년 예산안 처리 과정이다.

그는 "제11대 전반기 의회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2023년도 예산안 밤샘 처리'일 것"이라며 "본회의 속개와 정회를 반복해 회기를 연장하고 차수까지 변경해가며 밤을 지샜던 기억이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염 의장은 "소통 구심점으로서의 의장의 역할을 오롯이 알게 됐다"며 "정쟁을 넘어 민생회복을 소망하는 의원들의 간절한 마음을 확인했던 값진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당시를 회상하는 염 의장은 "그때는 처음 겪는 여야 동수 구도 하에 준예산 편성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했던 상황이었다"며 "밤새 여야 의원, 집행부와 긴밀하게 소통하느라 계단을 몇 번이나 오르내렸는지 모를 정도로 다급했다"고 전했다.

다행히 155명의 의원 모두가 예산안만큼은 반드시 통과시켜 도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어줘야 한다고 합심해 도의원이 전원이 밤을 세며 예산안을 통과 시켰고, 그 일은 도의회 사상 처음이고, 앞으로도 없을 역사로 남게 됐다.

특히 염 의장은 "국회도 해내지 못한 극적 협의를 이뤄냈다는 점에서 보람되고 감격스러웠다"며 "국회 파행이 일상화된 시점에 주민의 대표기구이자 자치입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해내며 지방의회의 차별적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증명했다고 본다"고 높은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하게 구축한 협치 시스템과 의장으로서 소통 중심 의정에 주력한 점이 유효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한 단계 도약한 지방의회, 한 뼘 더 성장한 경기도의회를 도민께 보여드리고자 하는 도의원들의 진심 어린 노력이 큰 고비를 넘어설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강조했다.

■전국 지방의회 염원 '지방의회법 제정'

이제 지방의회 한 의원으로서의 역할로 돌아가는 염 의장은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지방의회법' 제정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방의회는 지역 실정을 반영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자치분권 시대에 지방의회 권한과 역할이 강조되고 있지만 '국회법'이 적용되는 국회와 달리 자체 법률이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의회는 지난해 6월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을 위해 촉구 건의안을 의결하고, 시도의회의장협의회 추진으로 의견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지방의 간절한 염원을 지속해 전달해왔다.

염 의장은 "경기도의회는 지방의 의지를 중앙에 전달하는 것을 넘어, 법안 심사·의결 과정 곳곳에 지방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진취적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22대 국회에서는 반드시 '지방의회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도의회가 선두에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11대 경기도의회 전반기 내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며 지방의회 협치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고, 자치분권 강화를 목표로 정책과 시스템을 진취적으로 정비해 왔다"며 "전반기에 수립한 체계를 기반으로 후반기 의회에서 더욱 발전적인 의정을 펼치길 바란다"고 후반기 경기도의회에 당부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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