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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림팩훈련서 한국군이 가동해야 하는 3차 방정식은? [fn기고]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9 06:00

수정 2024.07.09 07:51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격년제 '림팩' 29개국 2만5000여명, 수상함 40척, 항공기 150여대 참가
-2개의 전장, 러북 신동맹 상황서 림팩 참여는 한반도와 국제안보에 의미
-정례적 전술적 차원 넘어 작전적, 전략적 시너지 '억제력 제고' 창출해야
-대북 억제력 높이는 추동체, NCG 작전화 가능하단 메시지 발신의 기회로
-韓 잠수함, 美 전략핵잠수함과 재래식·핵통합(CNI) 작전 가능 증명 자리로
-한미, 한미일 별도의 해상연합훈련 실시로 대북억제력 시너지 창출해야
-나토 정상회의, IP4 연이어 초대...림팩, 나토국 참가 늘어 그 중심에 선 한국
-푸틴 방북, 유라시아·한반도 지정학 연계...韓, 나토와 군사 교류 강화 계기로
-하와이 현지 나토국 참가함정 상호방문, 전술회의 등 활발하게 이뤄져야
-글로벌 해상교통로 보호 의지 천명, 글로벌 협력 물꼬 트는 계기로 삼아야
[파이낸셜뉴스]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
세계 최대규모의 다국적 해상훈련인 림팩(RIMPAC) 훈련이 본격적으로 실시 중이다. 림팩훈련은 미 해군 3함대사령부가 주관하여 하와이에서 격년제로 실시되고 있다. 이번에는 29개국 2만5000여 명의 병력을 포함하여 수상함 40척, 항공기 150여 대 등이 참가하고 있다. 한국군도 840여 명의 병력과 이지스함, 잠수함 등이 참가하고 있다.

한편, 이번 림팩훈련은 복합위기가 현실화되고 2개 전장에서 열전(Hot war)이 진행 중이며 나아가 한반도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푸틴의 방북으로 러북 신동맹이 조성된 상황에서 한국군의 림팩훈련 참여는 한반도 안보와 국제안보를 유의미하게 연결시키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짚어볼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안보 환경을 고려하여 한국군은 2년에 한 번씩 참가하는 정례훈련 성격의 의미를 넘어 이번 림팩훈련에서는 3차원 방정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전술적 차원을 넘어 작전적, 전략적 시너지도 창출해야 한다. 우선, 3차 방정식의 1축은 한반도 안보 차원에 주안을 둔 억제력 제고다.
북한이 러시아를 등에 업고 공식 핵보유국 등극에 공을 들이는 상황은 북핵 위협 수위를 높여 한반도 긴장을 극단적으로 높이는 불안요소다. 따라서 이번 림팩훈련이 대북 억제력을 높이는 추동체로 작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이번 림팩훈련을 핵협의그룹(NCG)이 작전화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한국해군의 잠수함도 참가하는 만큼 미 해군의 전략핵잠수함과 실체적으로 재래식·핵통합(CNI) 작전이 가능함을 증명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국적 훈련과 별개로 한미 해군 당국이 CNI 차원에서 별도로 '락드릴'(Roc-drill·모의전술훈련) 혹은 한미 해상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회훈련 방식을 준용하면 가능할 것이다. 더불어 일본 해군도 참가하는 만큼 한미일 3자 해상훈련을 별도로 실시하여 대북 억제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세계 최대규모의 다국적 해상훈련이라는 무대로 한미, 한미일 기회훈련을 실시하여 하와이에서의 안보태세가 한반도의 대북 억제력으로 이어지는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이 3차 방정식의 공식에 담겨야 한다는 의미다.

둘째, 3차 방정식의 2축은 지정학과 관련된다. 한국군은 이번 림팩훈련을 지정학적 연계를 현장에서 이행하는 교두보로 활용해야 한다. 신냉전이라는 과도기적 국제질서에서 나타나는 특징 중 하나는 지정학적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나토 정상회의에는 인도-태평양 4개국(IP4)이 올해 연이어 초대되고 있고, 림팩훈련에는 나토 회원국이 초청받고 있다. 특히 이번 2024년 림팩훈련에는 나토 회원국 중 이탈리아와 벨기에도 추가되어 2022년 대비 나토 회원국 참가국이 9개국으로 늘었다. 이는 지정학적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재의 국제정치가 해상훈련 정책에 반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지정학적 연계의 중심에 한국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점에서 림팩훈련의 중요성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푸틴의 방북은 유라시아 지정학과 한반도 지정학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연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데 한국이 이러한 지정학적 융합에서 당사국이라는 점을 주지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군은 이번 림팩훈련을 나토군과 군사적 교류를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러한 차원에서 하와이 현지에서 나토 회원국 참가함정 상호방문을 통한 전술회의 진행 등이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3차 방정식의 마지막축은 국제안보다. 한국군은 이번 림팩훈련을 통해 국제안보 차원에서 글로벌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해 주도적 역할을 할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 신냉전 구도 속에서 개방해가 아닌 폐쇄해 역학이 가동되고 있다. 이는 자유무역이 보호구역으로 변화되고 있는 국제경제질서 환경과도 맞물려 지속 번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개방해라는 자유주의적 해양질서에 힘입어 번영을 이루어 낸 국가다.
따라서 한국군이 이러한 결실을 내세워 해상교통로 보호를 위한 글로벌 협력의 물꼬를 트는 노력에 나선다면 국제정치적, 전략적 의미가 클 것이다. 따라서 한국군 주관으로 글로벌 해상교통로 보호를 주제로 전술회의, 전략회의 등을 개최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기회훈련 방식으로 유사입장국과 해상교통로 보호 해상훈련도 실시한다면 그 의미가 한층 높아질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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