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전 의원, '또대명' 분위기 속 당대표 도전
"노무현 추진했던 지방분권 실현 의지"
친명계 의원들도 환영 분위기 "비전 경쟁 기대"
"노무현 추진했던 지방분권 실현 의지"
친명계 의원들도 환영 분위기 "비전 경쟁 기대"
[파이낸셜뉴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9일 세종특별시에서 8·18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다.
이번 당 대표 선거가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 기류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김 전 의원이 유일한 '이재명 대항마'로서의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당 일각에서는 김 전 의원의 출마 자체를 반대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오히려 친명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김 전 의원의 출사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9일 세종시 세종특별자치시의회 대강당에서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다.
김 전 의원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분권의 상징인 세종에서 출마하기로 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가 완성하지 못한 지방분권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어 "충청도는 서울·수도권, 광주, 부산 등에 비해서 당에게 찬밥신세였던 적이 많았다"며 충청권을 등안시 하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출마 선언 후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강기정 광주광역시장과 차담을 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와 경쟁을 펼칠 인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김 전 의원의 출마 결심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전 대표 홀로 출마할 경우 '이재명 일극체제'라는 비판이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4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을 펴고 있는 국민의힘에 비해서 흥행 요소가 떨어지는 만큼, 김 전 후보가 이 대표와 경쟁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나고 있다.
이 전 대표와 친분이 깊은 한 의원은 통화에서 "후보는 많이 나오면 좋다. 전당대회에 활력을 주고 컨벤션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최고위원 선거에 출사표를 낸 한 친명계 의원도 "두 후보가 당의 비전을 두고 건강한 경쟁을 펼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전 의원의 출마가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의원의 당 대표 도전이 김 전 의원 본인의 정치 인생에 '모 아니면 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의원은 "사실상 어대명 분위기가 강한데, 김 전 의원이 이 대표와 정책 경쟁이 아니라 소모적인 비난·비판의 경쟁을 한다면 이번 출마가 오히려 악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5선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김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가 연임해서 대통령 후보의 길로 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정권교체의 길이라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전당대회에) 나오지 않는 게 좋겠다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 기간인 9일 혹은 10일에 후보 등록과 함께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점쳐진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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