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경찰은 '시청역 역주행 사고' 피의자 차모씨(68)에 대한 추가 체포영장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임기를 한달 가량 남긴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현장 대응이 가장 아쉬웠다고 소회를 남겼다. 윤 청장은 8일 정례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고 당시 운전자이자 피의자인 차씨에 대한 체포 영장 신청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차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출석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경찰은 출국금지도 신청했으나 검찰은 해외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윤 청장은 "판단하는 기관은 이 사람(피의자)이 도망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수사기관이 신청한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판단할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 청장은 차씨의 퇴원 시점과 관련해 "병원에서 치료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면서 "(피의자) 갈비뼈가 부러져 기흉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폐에 물이 차서 피가 고여 당분간은 퇴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윤 청장은 시청역 역주행 사고를 계기로 보행자 안전대책 마련에 전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윤 청장은 "지방자치단체 도로관리청과 협업해 사고위험이 큰 곳에 방호 울타리를 강화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고, 이 중 일부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고위험 운전자에 대한 조건부 면허 도입 연구 용역을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윤 청장은 "신체 인지 능력의 현저한 저하로 사고 위험이 높은 고위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운전 면허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개발를 올해 시한으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 20일 고위험 운전자 관리 방안으로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조건부 면허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이동권을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그러나 최근 시청역 역주행 참사를 계기로 고령 운전자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윤 청장은 "당시 논란이 됐던 건 단순히 연령, 숫자로 제한해서 차별을 두는 것처럼 비춰진 부분"이라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여러 차례 말씀드렸고, 말 그대로 나이와 상관없이 고위험 운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며, 현재 연구 용역이 변함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8월 10일 임기를 마치는 윤 청장은 이태원 참사 현장 대응이 가장 아쉬웠다고 소회를 남겼다.
윤 청장은 경찰청장직 퇴임을 앞두고 아쉬운 점을 꼽으라는 질문에 "이론의 여지 없이 이태원 참사"라고 답했다.
윤 청장은 "경찰의 책임과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다시 한번 되새기고 사회 전체가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하면 미리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경찰을 그만두더라도 계속 남아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청장은 스스로 꼽는 업적에 대해서는 경찰 기본급 인상과 복수직급제 도입을 꼽았다. 윤 청장은 "경찰 품격 상승을 위해서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게 처우복지에서부터 교육 대개혁이 필요했다"며 "열악한 계급구조를 바꿀 수 있는 복수직급제와 기본급 인상을 임기 중에 건의했고 정부 차원에서 과감히 수용해 시행됐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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