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징역 1년 6개월·집행유예 2년→2심 징역 2년·집행유예 3년
[파이낸셜뉴스] 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경영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성용 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일부 혐의가 무죄에서 유죄로 뒤집혔지만, 핵심 혐의인 분식회계에 대해선 무죄가 유지됐다.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김선희·이인수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를 받는 하 전 대표에 대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보다 형량이 늘었다.
핵심은 경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매출을 부풀리는 등 5000억원대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였는데,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 판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대금 지급 기준에 의한 회계처리가 사후적으로 볼 때 회계처리 기준에 위반된다고 보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부정회계에 고의가 있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일부 부정행위가 이뤄졌더라도 피고인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아 공모가 없거나, 분기에 이뤄진 회계 처리가 분기말에 바로 잡힌 이상 부정행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따라서 부정회계 자체로 인한 범죄와 이를 전제로 한 다른 범죄 모두 무죄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채용비리와 관련해 원심에서 일부 무죄로 판단했던 부분은 유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한 지원자에 대해 "증거를 검토한 결과 자력으로 합격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외부 청탁에 의해 서류전형으로 합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골프 비용과 관련한 횡령 혐의 등도 유죄가 인정돼 형이 가중됐다.
하 전 대표는 2013년부터 2017년 1분기까지 경영실적을 올리기 위해 선급금을 과다 지급하고 손실충당금과 사업비용을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매출 5358억원, 당기순이익 465억원을 분식회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2013~2017년 회사 자금으로 구입한 합계 1억935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개인적인 용도에 임의로 사용해 횡령한 혐의도 있다. 또 2013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청탁을 받고 서류전형에 탈락한 지원자 15명을 합격 처리해 면접심사 및 회사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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