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11일 기준금리 동결 유력시
가계 부채·고환율 부담에 관망세 유지 속
"내수 살리려면 금리 내려라" 압박도 커져
인하 소수의견 나오면 '8월 피벗' 가능성
가계 부채·고환율 부담에 관망세 유지 속
"내수 살리려면 금리 내려라" 압박도 커져
인하 소수의견 나오면 '8월 피벗' 가능성
■'동결' 유력하지만…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연 3.50%)는 지난해 2월부터 동결된 이후 지난 5월까지 11회 연속 동결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도 금리가 묶여 1년6개월째 최장기간 동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있는 만큼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내릴 명분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증가세로 돌아선 가계대출과 1380원대 고환율도 관망세를 지지하는 요인이다.
다만 내수 활성화를 이유로 금리인하를 요구하는 정부·여당의 압박이 커지면서 금통위는 딜레마에 놓인 상황이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가 이어지고 있다"며 "서민 경제의 가장 핵심이 금리 문제인 것을 직시해 이 문제에 당과 정부가 나섰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지난 3일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및 역동경제 로드맵 발표' 회의에 참석해 "금리는 내려갈 방향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금리 동결 기조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연구기관들의 분석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최근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높은 수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회복세는 가시화되지 못했다"며 2개월 연속 내수 부진을 언급했다. 이어 고금리 기조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는 등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찾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기조를 더 이상 장기화할 요인이 없다고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소수의견 등장 시 8월 피벗 가능성
이번 금통위의 관전 포인트는 소수의견 등장 여부가 될 전망이다. 통상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화 시점을 알려주는 힌트로 해석된다. 2003년 이후 있었던 22번의 금리인하 중에서 금융위기, 팬데믹을 제외한 14번의 금리인하 중 4차례를 제외하고는 인하 전 회의에서 소수의견이 존재했다. 팬데믹을 제외하면 지난 2019년 8월 30일에 조동철, 신인석 전 금통위원이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뒤 다음번 금통위였던 10월에 금리인하가 단행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시나리오가 실행되면 이달 소수의견이 등장하고 한국은행이 8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50%로 동결되는 반면에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또한 소수의견이 향후 금리인하를 위한 일종의 포워드 가이던스로 작용하며, 다음 달인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 8월 석유류, 농산물 가격으로 인한 헤드라인 물가 급등에 올해 8월 대규모 역기저효과는 예정되어 있었는데 6월 CPI 쇼크로 8월 헤드라인 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하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번주 예정된 7월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되겠지만 인하 소수의견(1명)을 전망하며 8월 인하를 위한 준비작업이 확인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장 다음달 금리를 낮춰야 할 만큼 경기가 위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너무 늦지도 너무 이르지도 않은 정책 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점을 고려하면, 7월부터 금리인하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등장하기에는 다소 이르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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