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신축 대단지를 방문했었다. 신규 입주민들이 입주서류 접수를 하고 상담을 하는 상황을 둘러보기 위해 단지 내 마련된 입주지원센터에 들어갔다. 들어선 순간 공기가 답답한 것을 느꼈지만 취재를 위해 센터 안에 좀 더 머물렀다. 입주민들의 모습과 오가는 대화, 내부 분위기를 엿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취재는 빠르게 마무리하고 밖으로 발길을 옮겼다. 30분 이상 머물자 머리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갓 신축한 건물이라서 그렇다고 십분 이해를 하면서도 당장 입주를 시작하는 주민이라면 '과연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앞섰다.
신축한 지 1년이 가까워오는 건축물 역시 사정은 비슷했다. 얼마전 입주민을 위해 마련된 신축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을 방문했다. 지은 지 10개월가량 된 단지 내 이 시설 안에는 주민들 몇몇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시설을 둘러본 후 재빠르게 빠져나와야 했다. 머리가 아파오는 것은 이 공간 역시 마찬가지였다.
빌라촌 취재차 들렀던 미분양 신축 빌라 역시 그랬다. 해당 빌라는 신축 1년 남짓한 빌라다. 모델하우스로 마련된 호실을 둘러본 후 비어 있는 다른 호실도 들어가봤다. 처음엔 잘 느껴지지 않았지만 밀폐됐던 호수의 집에 들어선 순간 유해물질이 확 느껴졌다. 모델하우스 직원에게 해당 사실을 털어놓자 "요즘 집들 다 이렇다. 이게 많이 빠진 것"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통칭 '새집증후군'이라는 말이 생겨난 지는 꽤 오래전이다. 새집뿐만 아니라 새 장난감, 새 옷이나 침구, 가구부터 새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새것에는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말이 '새○○증후군'이 됐다.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 물론 그럴 수도 있다. 그러나 당장 잠을 자고 밥을 먹고 숨을 쉬며 생활해야 하는 집이라면 언제까지 괜찮아지기를 기다려야 할까. '새○○증후군'이라는 말은 분명 어릴 적 없던 단어였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건설부동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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