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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최저임금 근로자보다 영세 사업자 먼저 보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09 19:25

수정 2024.07.10 06:07

노동계 13% 올린 1만1200원 요구
인상시 문 닫겠다는 자영업자 많아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9일 제9차 전원회의를 열어 2025년도 최저임금 협상을 시작했다. 지난 회의에서 업종별 차등지급은 무산된 가운데 액수 조정을 시작한 것이다. 현재 최저임금은 9860원으로, 1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지만 합의에 이르기는 올해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적정한 최저임금에 대해 경영계와 노동계의 입장은 해마다 그랬듯이 큰 차이가 난다. 경영계는 불황 장기화에 따른 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노동계는 물가상승에 따른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내세운다.
양측 모두 할 말이 있고, 이유가 있다. 결국은 적정선에서 타협을 해야 하지만, 위원들은 2009년도 이후 서로 한발도 양보하지 않았다.

커리어플랫폼 사람인이 828개 기업을 설문조사한 결과 지금 수준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49.3%로 나타났다. '적정하다'는 30.9%였다. 약 80%가 동결하거나 도리어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계는 이날 동결안을 내놓았다. 반면 근로자위원으로 참여하는 한국노총·민주노총 추천 위원들은 올해보다 13%가량 많은 1만1200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근로자 실질임금이 2년 연속으로 감소했다며 대폭 인상을 주장한 것이다.

양측 요구의 괴리가 매우 큰 상황이다. 그래도 돈을 잘 버는 대기업은 상대적으로 자금의 여유가 있어 올려줘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소상공인과 영세기업, 자영업자들이다. 이들 중에는 근로자보다 더 힘들게 기업을 운영하며 생활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잖아도 업황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데 최저임금을 올리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답을 찾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그렇다면 업종이나 기업 규모별로 차등을 둬야 합리적인데 지난 회의에서 무산됐듯이 노동계가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다. 사실 최저임금 인상의 최대 수혜자는 우리 근로자들이 일하기를 꺼리는 직종에서 종사하는 외국인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주로 음식·숙박업 근로자들이다.

올해는 무산됐지만 차등적용은 내년에는 통과시켜야 한다. 외국인의 경우 일률적인 임금차등으로 봐선 안 된다. 외국인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자국 가치로 환산하면 고임금이기 때문이다. 많은 선진국들이 차등제를 두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상위권으로,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가앙등에 따른 실질임금 감소도 고려해야 하지만 주로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사정도 생각해야 한다.
양대 노총 근로자 중에 최저임금을 받는 내국인의 비율이 얼마인지 따져 보라.

현재의 문제는 지난 정부에서 과도하고 급격한 인상책을 시행한 탓이 크다.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소상공인들의 형편은 안중에도 없이 막무가내로 말도 안 되는 인상을 요구하는 노동계는 외눈박이 시각에서 벗어나 전체를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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