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초쾌속 여객선 하멜호 취항
최대 시속 78㎞ 두시간만에 이동
중소선사 특별지원 사업 큰 역할
선박건조비·운항 손실액 등 보전
거문도 'K-관광섬' 지정 겹경사
최대 시속 78㎞ 두시간만에 이동
중소선사 특별지원 사업 큰 역할
선박건조비·운항 손실액 등 보전
거문도 'K-관광섬' 지정 겹경사
전남 여수시 거문도 주민 김모씨는 이전까지 두 척으로 운항하던 '여수~거문도 항로'가 1척으로 줄어든 뒤 그간 겪었던 불편함을 회상하며 새 여객선 투입에 대한 감회를 전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오는 17일 여수~거문도를 잇는 '초쾌속 여객선' 1척을 거문도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신규 취항에 나선다고 9일 밝혔다.
■여수~거문도 신규 여객선 제원은?
신규 취항 선박의 이름은 '하멜호'로 과거 하멜표류기로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네덜란드 상인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는 여수시의 유명 관광지인 '하멜 등대'와 이어지며 의미를 더했다. 특히 하멜호는 네덜란드의 기술로 건조한 여객선이다.
하멜호는 지난달 다멘조선소에서 건조한 것으로 총톤수 590톤, 길이 42.1m, 폭 11.3m의 알루미늄 합금 여객선이다. 워터젯 4기를 장착해 최대 42노트(시속 약 78㎞) 속도로 2시간 만에 거문도를 오갈 수 있다. 승객 정원은 423명으로 기존 노선 여객선보다 80명 이상 더 탈 수 있다. 운항은 ㈜케이티마린 초쾌속 여객선사가 맡는다. 이 선사는 해상운송, 선박·선원 관리, 선박 신조감리 및 선박대리점 등 다양한 해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산 소재 기업이다.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 결실
지난 2014년 거문도 노선 운항선 감축 이후 운항선박수 복원은 10여년간 좀처럼 해결되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운항선 증설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추진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진공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중소선사를 대상으로 한 '중소선사 특별지원 프로그램'이 그 역할을 한 것.
공사는 건전한 재무상태와 영업력, 긴 업력으로 대형선사 못지않은 역량이 있음에도 중소선사란 이유로 '금융 사각지대'에 처한 현실을 개선코자 지난 2022년 이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거문도 운항여객선 사업을 추진한 케이티마린 역시 이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고 신규 취항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 관계자는 "일부 선박 건조비뿐 아니라 운항 손실액 보전 등을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음에도 선박 확보 목적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해진공의 선박과 선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며 "또 여수시에 같이 여러 차례 방문해 지자체 조례와 지원 의지를 파악했다. 금융상 애로점을 풀고자 하는 공사의 적극적인 자세로 인해 무사히 자금조달을 받아 선박을 인수할 수 있었다"고 지원 과정을 설명했다.
해진공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까지 총 10개 선사에 2300억원(13척)의 사업규모로 선박금융을 지원했다. 선박 종류도 연안여객선부터 국제카페리, 케미컬선박, 벌크선박, 중량물 운반선 등 다양하다.
특히 프로그램은 선사의 선박 확보 지원을 위해 시중 금융기관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다소 떨어지는 기업도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된다면 '시장선가 대비 적정한 투자잔액(Loan to Value)'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점도 사업 실효성을 높인다.
■'섬 관광 활성화' 이바지
앞서 하멜호는 지난 5일 조선소에서 막 건조된 새 선박에 대한 안전운항의 염원을 담은 '취항식'을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에서 진행했다. 이후 17일부터 본격적인 노선 운항이 시작되면 하멜호는 앞으로 30년 동안 삼산면 거문도 주민 2000여명의 발이 된다.
운항선 증설과 함께 거문도는 겹경사를 맞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하는 'K-관광섬 육성사업'에 전국 5개 섬 가운데 하나로 지정된 것이다. 선정된 섬은 4년간 국비 50억원 포함 100억원을 지원받아 관광자원 활성화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시행하게 된다.
이와 함께 여수시가 추진하고 있는 '2026 여수 세계섬박람회'가 개막하면 방문이 예정된 30여개국 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의 거문도 관광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에 거문도는 정책금융기관의 중소선박 금융지원에 힘입어 도서민의 오랜 숙원사업 해결과 관광 활성화까지 동시에 이룰 계기를 맞았다.
해진공 관계자는 "공사의 업무가 선사 성장뿐 아니라 이를 연계한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이 될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계속 고민하겠다"며 "앞으로도 해운항만 산업이 지역경제에 선순환 효과를 불러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업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lich0929@fnnews.com 변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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