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국내 최고령 만루홈런
최고령 올스타전 MVP에 최고령 만루포까지
모든 최고령 기록은 최형우의 품으로
최고령 타점왕 차지하면 최고령 MVP 후보도 가능
"최고령 기록 의미없다" 하지만 제3의 전성기 활짝
최고령 올스타전 MVP에 최고령 만루포까지
모든 최고령 기록은 최형우의 품으로
최고령 타점왕 차지하면 최고령 MVP 후보도 가능
"최고령 기록 의미없다" 하지만 제3의 전성기 활짝
【잠실(서울) = 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가히 미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작 본인은 '최고령 기록'의 의미를 부각하지 말아 달라며 장난을 치지만 40세가 넘는 선수가 쟁쟁한 용병 선수들을 제치고 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1983년 12월 16일생으로 불혹을 넘긴 최형우는 올 시즌 전반기에서 타율 0.286, 16홈런, 73타점의 성적을 거두며 KIA의 중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는 지난해 KBO리그 역대 최다 2루타(현 510개) 1위, 최다 타점 1위(현 1천620점)에 올랐고, 올해엔 최다 루타 1위(현 4천127루타) 자리를 꿰찼다. 이뿐만이 아니다.
각종 최고령 기록은 모조리 그의 몫이다. 최형우는 지난 1월 KIA와 자유계약선수(FA)가 아닌 선수 중 역대 최고령으로 다년 계약서(1+1년, 총액 22억원)에 도장을 찍더니, 6일에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선 40세 6개월 20일의 나이로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그리고 후반기 첫 경기가 열린 이날 LG전 5-2로 앞선 6회초 공격 1사 만루에서 상대 팀 세 번째 투수 이상영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최형우는 40세 6개월 23일의 나이에 만루 홈런을 때려 이대호(40세 2개월 30일)를 제치고 국내 선수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을 세웠다. 외국인 선수를 포함하면 해당 기록 1위는 펠릭스 호세(전 롯데 자이언츠·41세 3개월 29일)가 갖고 있다. 최형우는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팀의 11-4 승리를 이끌었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아직 그가 쓸 최고령 기록은 많이 남아있다. 최형우는 올스타전 MVP 오스틴 딘을 여유롭게 제치고 타점 1위에 올라있다. 최형우는 이날 5타점을 쓸어 담으며 총 78타점을 기록해 최다 타점 2위 오스틴 딘(LG 트윈스·72타점)과 격차를 크게 벌렸다. 현재 페이스라면 20홈런-100타점은 기본이다. 그리고 만일 타점왕을 차지하게 된다면 미국의 데이빗 오티스, 일본의 피터 로즈와 함께 40세 타점왕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여기에 20홈런 100타점을 훌쩍 넘기는 기록이 나올 경우 MVP 후보로까지 등극할 수 있다. 40세가 넘는 선수가 MVP 후보에 오르는 일도 유례가 없는 일이다.
최형우의 가장 큰 장점은 나이를 먹었어도 줄어들지 않은 배트 스피드와 몸쪽 공 공략이다. 최형우는 나이를 먹었지만, 몸쪽 공 공략에 전혀 애를 먹지 않는다. 좌투수를 만나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는다. 이제는 완숙해진 배트컨트롤로 바깥쪽으로 잘 밀어내기까지 한다. LG 이상영과의 승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좌완 이상영의 슬라이더는 좌타자가 상대하기에는 매우 까다롭다. 큰 신장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4번이나 본 똑같은 공을 놓치지 않았다. 최형우는 류현진을 상대로도 좋은 타격을 보이는 등 세월이 무색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클러치 능력도 엄청나다. 굳이 기록으로 찾아보지 않아도 인상적인 홈런을 최형우는 작년부터 많이 때려내고 있다. 일례로 작년 삼성전에서 이승현을 상대로 때린 9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 LG전에서 박명근을 상대로 때린 대타 만루홈런, 그리고 잠실벌에서 이상영을 상대로 때려낸 최고령 만루 홈런 등이 그것이다.
최형우는 '기록 욕심'이 없다고 손사래 쳤으나, 이미 수많은 KBO리그의 기록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낼 예정이다. 최형우는 정작 “최고령 기록은 아무 의미없다”라고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최형우가 걸어가는 길은 KBO의 위대한 역사다. 어느덧 2위 LG와의 게임차는 4.5게임. 최형우의 활약으로 KIA는 통산 12번째 우승에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최형우의 제3의 전성기가 열렸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