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배우 정려원이 '졸업'을 통해 불안과도 졸업할 수 있었다면서 자신에게 응원을 해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했다.
정려원은 지난 9일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드라마 '졸업' 종영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그가 출연한 '졸업'은 대치동 스타 강사와 발칙한 제자 강사의 미드나잇 로맨스. 모든 캐릭터가 인생의 중요한 변곡점에서 성장과 '졸업'을 이루며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안긴 드라마다.
정려원은 ‘졸업’에서 베테랑 스타강사 서혜진 역을 맡아 현실감 넘치는 연기와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3주 연속 출연자 화제성 1위를 차지하는 등 숱한 화제와 기록을 남겼다.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한 승부사의 얼굴, 현실에서 옮겨온 듯 완벽한 싱크로율의 강사 연기, 밀도 높은 감정을 담백하게 표현한 연기로 정려원의 '대표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정려원은 '졸업'이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불안감을 졸업한 작품이었다고 돌아봤다. 호주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자신이 국어 강사를 연기하고, 완벽한 인정보다 충분한 만족의 가치를 배우고, 나아가 스스로에게 더욱더 깊은 애정을 보낼 수 있었던 것. 정려원은 어떤 '졸업'을 했을까.
<【N인터뷰】②에 이어>
-서혜진을 연기하면서 어떤 성장을 했나.
▶혜진은 자기 일은 잘하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나는 서혜진과 다르지만, 비슷한 부분이 있다. 자기 일을 잘 해내고 있는데 스스로를 잘 응원하지 않는 점이 있더라. 이번 작품에서 스스로 응원하는 법을 배우게 됐다. 서혜진도 그렇게 성장한다. 결국 강사인 직업을 내려놓고 자기 꿈을 향해 나아가는데, 나 역시 내 직업은 사랑하지만 조금은 내려놓고 스스로를 더 응원할 줄 알게 됐다.
-서혜진의 커리어가 아깝지는 않았나, 위기를 극복하고 강사로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결말을 원하지는 않았는지.
▶처음에는 시즌2도 고려했는데 여러 상황상 한 시즌으로 끝을 냈다. 그 안에서는 충분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정답이다 싶었다. '교육' 부분의 절반은 표상섭 선생님(김송일 분)의 지침이 있고 그 옆에 이준호와 서혜진의 캐릭터가 있다. 준호는 혜진의 후배이고, 준호를 올곧이 성장하게 하는 것이 (교육 면에서) 혜진의 궁극적인 목표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혜진은 자기 목표를 찾아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혜진이 (자신의 시간을 두고) '모래성처럼 쌓아올린 것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이다. 14년 동안 강사를 했는데 갑자기 '나도 이제 본질에 집중!' 하지는 않았을 거다. 그 긴 이야기가 좀 생략되고 꿈을 찾아서 떠나기로 가는 것이 아름다운 결말이지 않았나 싶다.
-안판석 사단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호흡은 어땠나.
▶처음에는 외딴섬같이 앉아있었던 기억이 난다. 리허설하는데 표상섭 선생님은 정말 학교 선생님이 오신 줄 알았다. '이러면 반칙 아닌가,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배우들과 함께하면서 연극의 매력을 느꼈다. 다른 매체에서도 연기했지만, 연극을 해본 분들이 많았다. 호흡을 맞춰보니 너무 좋더라. 기회가 되면 나도 경험해 보고 싶다.
-울림이 된 대사가 있다면.
▶학원 강의신은 초반에 몰아서 찍어서 12부에 나온 표상섭 선생님 강의도 초반에 촬영했다. 메이크업도 안 하고 오셔서 소매를 걷고 리허설하는데, 너무 선생님 같더라. '나 큰일 났다' 싶었다. 표상섭 선생님이 신나서 강의하는 그 모습이 기억난다. 그 내용이 길게 그려져서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실까 걱정은 됐는데 나는 그게 우리 드라마를 보여준 것 같다. 숏폼으로 만족되는 게 아니라, 진득하게 봐야 하는 드라마라는 걸 감독님 작가님이 고집하신 덕에 이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혜진과 준호는 '내 인생의 명장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정려원의 명장면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이다. 고민을 좀 해보겠다. (웃음) 청룡영화제 후보에 오른 날, 화장실에 갔는데 손이 너무 떨리더라. 어쩔 줄 몰랐던 기억이다. 거울을 보면서 '너 말고 아무도 (긴장한 거) 몰라'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 덕에 그 자리에 조금 맑은 정신으로 앉아 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예전에는 긴장한 모습을 들킬까 봐, 프로답지 못한 모습을 보일까 봐 불안했다. 20대 때 그렇게 나를 다독였다면, 40대가 된 지금은 '보이면 어때? 실수하면 어때? 괜찮아' 그렇게 나를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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